지금은 옳으나 어제는 틀렸다

by 지나온 시간들


동진시대 안제 원년인 405년, 도연명의 나이 41세 때 그는 심양도 팽덕현 현령을 사직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당시 도연명은 그의 누이가 죽어 그 슬픔이 컸고, 관직생활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의관을 차려입고 허리를 숙여가며 살아야 함에 기개 높은 그의 내면이 이를 허락하지 못했다. 그의 성정으로는 자연과 벗하며 사는 것이 어울렸으나 호구지책으로 관리의 길에 들어섰고 그 선택이 옳지 않음을 나중에 깨닫고 다시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간다.


그때 그가 쓴 시가 바로 귀거래사(歸去來辭)이다. 주자는 말한다. "도연명에게는 높은 뜻과 깊은 식견이 있었으므로 당시의 세속과 같이 할 수 없었다"


歸去來兮 (귀거래혜)

田園將蕪胡不歸 (전원장무호불귀)

旣自以心爲形役 (기자이심위형역)

奚惆悵而獨悲 (해추창이독비)


悟已往之不諫 (오이왕지불간)

知來者之可追 (지래자지가추)

實迷塗其未遠 (실미도기미원)

覺今是而昨非 (각금시이작비)

자, 돌아가자

고향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지금까지는 고귀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어찌 슬퍼하여 서러워만 할 것인가.

이미 지난 일은 탓해야 소용없음을 깨달았다.

앞으로 바른 길을 쫓는 것이 옳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인생길을 잘못 들어 헤맨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그리 멀지 않았다.

이제는 깨달아 바른 길을 찾았고, 지난날의 벼슬살이가 그릇된 것이었음을 알았다.

그는 살아가다 보면 육신의 욕심을 위하여 정신의 자유를 잃기도 하고, 세상의 탐욕에 눈이 멀어 내면의 세계를 살피지 못하기도 하며, 외부의 요구에 정신이 없어 나 자신을 바라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과감히 그것을 버리고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야 함을 보여준다.


그는 과거는 잘못된 것들의 연속이었으나 이제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미련을 버리고 이제라도 새로운 마음으로 자신의 길을 가야 함을 알았다. 그동안의 잘못은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니 다른 것을 탓하지 않으며 과거는 틀렸지만 이제라도 바른 길을 가려는 그의 용기는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 그는 인생을 부정하거나 인간사회를 회피하여 돌아간 것이 아니다. 그는 그가 있어야 할 자리를 알았기에 그 길을 갔다.


과거는 틀렸지만 현재도 그 틀린 것을 반복해서는 안된다는 그의 지혜는 그의 현재를 옳게 만들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후대에 높이 칭송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자신의 과거가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그는 그런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어떤 고민이나 주저함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도 살아가다 보면 실수를 하기도 하고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것은 누구나 범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인식하고 과감하게 그 자리를 벗어남이다. 그러기 위해서 그 잘못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새로운 길로 들어서야 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과거는 틀렸지만 현재를 옳게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KakaoTalk_20201113_082112871.jpg


이전 13화만들어지는 재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