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만 볼 수 있다면

by 지나온 시간들


헬렌 켈러는 1880년 미국 알라바마 주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2년도 되지 않아 심한 질병에 걸려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그로 인해 그녀는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었다. 설리반이라는 진정한 스승을 만나 그녀는 새로운 삶을 얻게 되고 래드클리프 대학(당시 하버드대학교 부속 여자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그녀가 쓴 수필 중 “Three days to see”라는 글이 있다. 평생 시각과 청각장애인으로 살았던 그녀가 단 3일 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어떠할지에 대해 쓴 글인데 이 글을 읽으며 나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먹먹했다.


“I have often thought it would be a blessing if each human being were stricken blind and deaf for a few days at some time during his early adult life. Darkness would make him more appreciative of sight, silence would teach him the joys of sound.”


우리들에게는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그 당연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잊는 경우가 많다. 헬렌 켈러는 많은 사람들이 그 소중함을 모르는 게 너무 안타까워 장애가 없는 평범한 사람이 단 며칠만이라도 눈이 멀고 귀가 먹는 경험을 하면 그 평범함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 어둠에서 빛을 보는 기쁨과 침묵에서 들을 수 있는 즐거움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Now and then I have tested my seeing friends to discover what they see. Recently I asked a friend, who had just returned from a long walk in the woods, what she had observed. ‘Nothing in particular’, she replied.”


어느 날 헬렌 켈러는 눈이 잘 보이는 그녀의 친구가 숲에서 산책을 하고 돌아왔길래 재미난 것을 보았는지 물어봤는데, 그 친구는 특별한 게 없었다고 대답한다. 숲에는 신기한 동물, 식물, 곤충들, 아름다운 물소리가 있는 시냇물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데도 특별한 것이 없었다고 답하는 그 친구의 대답에 헬렌 켈러는 놀란다.


“How was it possible. I asked myself, to walk for an hour through the woods and see nothing worthy of note? I who cannot see find hundreds of things to interest me through mere touch.”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는 그녀는 단지 촉감을 이용해 만지는 것으로도 숲에 있는 너무나 흥미 있는 것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에게 시각과 청각 장애는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 있어서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On the first day, I should want to see the people whose kindness and companionship have made my life worth living.

On my second day, I should like to see the pageant of man’s progress, and I should go to the museums.

The following morning, I should again greet the dawn, anxious to discover new delights, new revelations of beauty.

Today this third day, I shall spend in the workaday world, amid the haunts of men going about the business of life.”


만약 헬렌 켈러 그녀에게 눈으로 볼 수 있는 삼일이 주어진다면 첫날은 그동안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었던 주위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둘째 날에는 세상에 신기한 것들이 많이 모여 있는 박물관으로 가서 구경을 하고, 그리고 마지막 날 아침에는 새벽을 반갑게 맞이한 후 많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하루라도 경험하고 싶다고 했다.


헬렌 켈러 그녀의 삶은 위대했다. 다른 이들이 다 가지고 있었던 것조차 없었지만 그것이 그녀의 삶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그녀의 마음의 눈과 마음의 귀로써 우리 일반인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었다.


그녀의 위대함은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며 즐겁게 살아가고자 노력했다. 다른 사람을 비교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않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것을 했다. 어찌 보면 암울한 운명이었지만 자신의 운명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 받아들임이 그녀의 삶을 바꾸었다. 어떤 것을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함이 어쩌면 삶의 더 커다란 축복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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