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나 초가을 반딧불이를 잡아본 적이 있다. 요즘엔 어디를 가도 반딧불이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반딧불이는 정말 깨끗한 곳이 아니면 서식하기 힘들다.
반딧불이는 잡기가 생각보다 엄청 쉽다. 누워서 떡 주워 먹는 것보다 훨씬 더 쉽다. 그냥 날아다니는 것을 손으로 움켜잡으면 내 손 안으로 들어온다. 잡힌 내 손안에 있는 반딧불이를 보면 내 손에서 반짝반짝거린다. 잡을 때마다 그것을 보면 실로 너무 예쁘고 신기하다. 요즘엔 아마 아주 산골에 가서도 보기 힘들 것이다. 영화 “클래식”에 보면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냇가에서 반딧불이를 잡아 손안에 든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정말 그렇게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이 반딧불이다.
어릴 때 산으로 들로 수많은 곤충을 잡으러 돌아다녀 봤다. 매미, 잠자리, 찌개 벌레, 풍뎅이, 여치, 사마귀, 물방개, 물장군, 소금쟁이, 방아깨비, 메뚜기, 잠자리, 나비 등 수십 종의 곤충들을 잡아봤지만, 반딧불이 잡을 때의 순간이 가장 멋지고 아름다웠다.
초저녁 반딧불이를 잡아 내 손 안에서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 너무 예뻐서 그 모든 것을 한순간 잊어버리고 그 반짝거리는 것에 빠져 황홀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난다.
반딧불이는 꽁지 부분에서 반짝거린다. 어떻게 해서 그 조그만 곤충의 꼬리에서 그러한 빛이 계속해서 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반딧불이의 꽁지에는 빛을 낼 수 있는 물질인 루시페린이 있는데 이 루시페린이 산소와 만나면 루시페라아제라는 효소를 통해 화학반응이 생기고 루시페린이 옥시루리페린이라는 물질로 변하면서 빛이 나게 되는 것이다. 산소의 도움이 없으며 반딧불이는 빛을 낼 수 없다.
그런데 반딧불이는 왜 반짝이는 것일까? 보고에 의하면 반딧불이 수컷이 성충이 되면 날아다니면 빛을 내게 되고 암컷은 이것을 지켜보다가 자기가 맘에 드는 빛을 내는 수컷에게 자신도 반짝반짝 빛을 내며 답을 하고 이어서 둘은 짝짓기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반딧불이는 힘이 매우 약한 곤충이므로 밤에 이렇게 반짝반짝 빛을 내면 주위에 있는 다른 포식자 곤충에 의해 쉽게 잡아먹힐 수 있는 타깃이 되는 것은 아닐까? 생물의 경우 하위 피식자는 어떻게든 상위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보호색 같은 나름대로의 장치를 동원하는데 어두운 밤에 반딧불이가 눈에 띄기 쉬운 빛을 내며 돌아다니면 오히려 다른 곤충에게 잡아먹히기 쉬운 상태가 되는데도 불구하고 왜 계속 반짝반짝 빛을 내는 것일까? 그 이유는 포식자가 반딧불이가 빛을 내면서 날아다녀도 잘 잡아먹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바로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물질이 일종의 독소 물질이기 때문이다. 다른 포식자 곤충은 그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반딧불이를 잡아먹지 않는다. 잘못 잡아먹었다가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기에 그렇다.
자연은 이렇게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한 것이 너무나 많다. 우리가 살아가면서도 모르는 것이 실로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현재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모르고 있는 것에 비하면 너무나 미미한 것이다. 뉴턴도 죽기 전에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자신은 평생 과학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고 연구를 했지만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은 바닷가 모래사장에 그 수많은 모래알 중에서 몇 개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우리는 지금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 내가 과학을 좋아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