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은 중력적으로 붕괴된 별이다. 이러한 블랙홀이 우주 공간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만약 블랙홀이 존재한다면 우리로부터 무척이나 먼 거리에 아주 작은 크기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을 텐데 그러한 것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사실은 블랙홀 그 자체를 찾는 것보다는 그 근처에 있는 별을 찾는 것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낫다.
질량이 큰 별이 붕괴되어 블랙홀이 될 때 그 흔적으로 중력적인 영향을 남기게 된다. 쌍성계 중의 한 별이 블랙홀이 되면 그 이웃에 있는 동반성에 미치는 영향으로 블랙홀의 존재를 알 수 있다.
블랙홀의 발견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취한다. 우선 별의 운동으로 그 별이 쌍성계의 일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별을 찾는다. 만약 두 별이 보인다면 두 개의 별 모두 블랙홀이 아니므로 성능이 아주 좋은 망원경으로 쌍성 중의 한 별만 보이는 쌍성계를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비교적 어두운 별이 밝은 동반성의 바로 옆에 있거나 우주의 먼지에 싸여 있다면 찾기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이지 않는 별이라도 실제로는 빛을 방출하지 않는 중성자별일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별이 중성자별이 되기에 너무 질량이 크고, 크기가 극히 작은 붕괴된 천체임을 나타내는 증거를 찾아야 한다.
쌍성의 보이지 않는 동반성의 질량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보이는 별에 대한 정보와 케플러 제3법칙을 이용해야 한다. 질량이 우리 태양 질량의 3배보다 크면 일반적으로 블랙홀로 볼 수 있다.
블랙홀의 사건지평선 부근에서 물질은 광속에 근접하는 속도로 움직인다. 원자들은 사건지평선을 향해 무질서하게 회전하며 들어가면서 서로 충돌을 일으키고 내부 마찰로 인해 그 온도가 1억도 이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온도가 높은 물체는 X-선의 형태로 복사를 방출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의 블랙홀의 증거를 찾는 목표는 이러한 쌍성계와 관련되어 있는 X-선을 방출하는 천체를 찾아내는 것이다.
X-선을 방출하는 낙하 가스는 블랙홀의 동반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근접 쌍성계의 별들은 구성별 중의 하나가 적색거성으로 팽창하면 질량을 교환할 수 있다. 쌍성계에서 한 별은 블랙홀로, 다른 별은 거성으로 팽창하기 시작하고 두 별이 멀리 떨어지지 않는 거리에 있다면 팽창하는 적색거성의 외곽 대기는 블랙홀을 향해 낙하하기 시작할 수 있다. 거성과 블랙홀의 상호 공전으로 물질은 블랙홀에 직접 떨어지지 않고 나선을 그리며 떨어지게 된다. 이 낙하하는 가스는 블랙홀 주변에서 팬케이크 같은 모양을 만들면서 회전하게 되는데 이것을 강착원반(accretion disk)라고 한다.
2019년 천문학자들은 지구 전역에 깔린 망원경을 모두 동원하는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프로젝트(Event Horizon Telescope)를 통해 우리 은하와 거대 타원 은하인 M87의 중심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 숨어 있던 초거대 블랙홀을 포착할 수 있었다.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으로 강한 중력에 의해 주변 물질들을 빨아들이며 밝은 강착원반을 두른 채 빠르게 자전하는 블랙홀 주변 영역의 모습이 관측된 것이다. 이제 블랙홀은 상상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재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고 이 관측 결과에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이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