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브로드스키는 1940년 러시아 레닌그라드(현재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15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노동자로 일하며 독학한다. 1956년 헝가리 사태로 인해 반체제 성향을 가지게 된다. 1963년 <존 던에게 바치는 비가>라는 시를 발표한 후, 1964년 북극 아르한겔스크 부근의 강제노동수용소에 유배된다. 18개월 만에 석방되었지만, 강제 추방되었다. 미국으로 망명하였고, 후에 미시간 대학교와 컬럼비아 대학의 교수가 된다. 1980년 그의 시를 모은 <연설 한 토막>을 발간한다. 1987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겨울 물고기>
물고기는 겨울에도 산다
물고기는 산소를 마신다
물고기는 겨울에도 헤엄을 친다
눈으로 얼음장을 헤치며
저기
더 깊은 곳
바다처럼 깊은 곳으로
물고기들
물고기들
물고기들
물고기는 겨울에도 헤엄을 친다
물고기는 떠오르고 싶어 한다
물고기는 빛 없어도 헤엄을 친다
겨울의 불안한 태양 밑에서
물고기는 죽지 않으려고 헤엄을 친다
영원히 같은
물고기의 방식으로
물고기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얼음조각 속에 머리를 기대고
차디찬 물속에서
얼어붙는다
싸늘한 두 눈의
물고기들이
물고기는 언제나 말이 없다
그것은 그들이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고기에 대한 시도
물고기처럼
목구멍에 걸려 얼어붙는다.
겨울은 생명체가 살아가기 힘든 계절이다. 한겨울 추운 날씨로 인해 강물이 꽁꽁 얼어버렸다. 그 두꺼운 얼음 아래에서도 겨울 물고기는 살아가고 있다. 영하의 낮은 온도에도 불구하고 겨울 물고기는 헤엄을 치며 얼음장을 헤치며 생명을 유지한다.
삶은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하더라도 이어진다. 빛이 없더라도 낮은 온도라 할지라도 이를 버티고 이겨내야 한다. 생명은 그만큼 위대하고 소중하다. 자기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삶을 이어간다. 차디찬 얼음의 강물 아래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 채 생명을 이어간다. 말없이 그러한 추위를 버텨 낸다. 한번 밖에 주어지지 않은 삶이기에 어떠한 추위가 닥치더라도 그만둘 수가 없다.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젠간 그 얼음이 녹는 날이 있을 것이다. 따스한 태양 빛을 받는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그런 날을 기다리며 겨울 물고기는 오늘도 헤엄을 치고 있다. 삶은 그에게 엄숙하고 경건하다. 삶을 존중하기에 삶을 사랑하기에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희망하며 그렇게 겨울 물고기는 살아간다. 어려움이 있어도 우리가 버티고 살아가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