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살롬, 압살롬>은 윌리엄 포크너가 남북전쟁 전후 남부의 어느 한 지역에 사는 서트펜 일가의 몰락을 그린 이야기이다. 포크너는 미국 미시시피 뉴앨버니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자퇴한 후 여러 직업을 거쳤고 군대도 자원 복무했다. 삶의 여러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1949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이제 그는 농원을 가지고 있었다. 불과 이 년 동안에 그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습지대에 저택과 정원을 힘들여 지었고, 토지를 갈아서 컴프슨 장군이 그에게 빌려준 목화씨를 심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포기하는 것 같았다. 그는 거의 완성한 저택에 틀어박혀 꼼짝 않고 앉아서, 삼 년 동안 어떤 일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것을 원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토마스 서트펜이 거대한 저택을 지은 이유는 오로지 어릴 적 당했던 가난으로 인한 무시와 모멸감을 되갚기 위해서였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디언 부족으로부터 거대한 땅을 구했고, 미시시피 북부 지역에서 가장 큰 저택을 지었다. 그리고 보란 듯이 이웃 위에 군림할 야망을 진행시켜 나갔다.
“식을 올릴 때 고모가 콜드필드 씨를 집요하게 괴롭히고 강요하기까지 해서 앨런이 얼굴에 분을 바르도록 했지. 분으로 눈물 자국을 감추려고 했어. 그러나 결혼식이 끝나기도 전에 분이 눈물에 줄무늬로 얼룩져 말라붙어 골을 이루었어. 그날 밤 앨런은 비를 맞은 것처럼 울면서 교회에 들어가 식을 마쳤고, 또 교회에서 나올 때도 다시 흐느끼며 같은 눈물에 젖었고, 같은 비에 젖었지.”
토마스 서트펜에게는 결혼도 자신의 출세와 재산을 위함이었다. 아이티에서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을 하던 중 농장주의 딸과 결혼하여 아들을 낳는다. 하지만 그녀가 흑인의 피가 섞여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아내와 아들을 버리고 미시시피로 온다. 거기서 두 번째 아내와의 결혼도 정략결혼이었다. 두 아이를 낳지만, 이 모든 것이 얽혀 나중에 커다란 비극을 부르게 된다. 사랑이 없는 결혼이 만들어 낸 부메랑이었던 것이다.
“사 년 전에 집을 나가 본을 죽인 것도 분명히 똑같은 이유 때문이었어. 그리고 본은 원하거나 피한 일이 없는 약혼 문제에 분명히 자기 의지와 욕망과는 상관없이 말려들어서, 여전히 수동적이고 냉소적으로 결혼을 묵살하려는 태도를 취했어. 그러나 사 년 뒤, 그때까지는 오히려 무관심했던 그 결혼에 이번에는 열을 올렸어. 그래서 사 년 전에 결혼을 옹호해 주던 처남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었던 거야.”
토마스 서트펜이 결혼한 첫 번째 아내에게서 태어난 아들은 찰스 본이었다. 두 번째 아내에게서는 헨리라는 아들과 쥬디스라는 딸을 두었다. 세월이 지나 과거의 악연이 쌓인 듯 찰스와 쥬디스는 우연히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헨리는 찰스를 총으로 쏘아 죽이기에 이른다.
성경에서 다윗왕의 아들인 압살롬은 이복형이었던 암논이 압살롬의 친누이를 겁탈했을 때 다윗은 분노하기만 했지 아무것도 하지 않자, 압살롬이 암논을 살해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상황이었다.
토마스 서트펜이 첫 번째 아내와 아들을 흑인의 피가 섞여 있다고 버리지 않았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사랑 없는 두 번째 정략결혼도 문제였던 것이다.
그러던 중 남북전쟁이 발발하고 그 와중에 두 번째 아내인 앨런마저 세상을 떠난다. 딸인 쥬디스도 병으로 죽었고, 아들인 헨리는 살인으로 인해 도망을 다녀야 했으며, 재산은 모두 빚으로 변해 버렸다.
하지만 토마스 세트펜의 탐욕은 여기서도 멈추지 않는다. 어쩌면 순진하다고 할 정도로 삶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잃은 60대가 되어서도 자신의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죽은 아내의 동생인 자신의 체제와 결혼하려고 했고, 그것이 실패하자 떠나간 헨리를 대신할 아들을 얻기 위해 자신의 부하였던 사람의 어린 손녀딸과 관계를 맺어 아이를 낳는다. 하지만 그 아이가 아들이 아닌 딸이라는 이유로 다시 그녀를 버리고 만다. 이로 인해 서트펜 일가는 완전히 몰락하기에 이른다.
“그가 필요한 모든 것은 용기와 영리함이었는데, 전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후자는 배우면 습득할 수 있는 것으로 믿고 있었어. 도덕의 중요한 구성 요소가 케이크나 파이의 성분과 같아서, 양을 재어 비율을 맞추고 뒤섞어서 화덕에 넣으면 케이크나 파이가 되어 나오는 것이고, 거기서 파이나 케이크 이외의 다른 것이 나올 까닭은 없다고 믿고 있었던 순진성 말이야.”
서트펜 집안이 몰락한 것은 삶을 잘 모르는 순진한 마음으로 이웃에 군림하기를 원했던 탐욕때문이었다. 서트펜은 삶이 무엇인지, 사람이 무엇인지 모른 채 자신의 야망과 목표를 위해 달렸을 뿐이다. 그것이 자신뿐만 아니라 집안 전체를 몰락하게 했던 것이다.
서트펜은 오직 자신의 의지로 거대한 부를 이루고 이웃 위에 서려고 했던 욕망으로 인해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양심을 버렸다. 자신의 이기심과 오만에 빠졌고, 속물적인 생각의 노예가 되어 버렸던 것이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붕괴시킨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