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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an 12. 2022

햄릿의 길을 가게 될 수도

셰익스피어의 비극 중에서 햄릿은 불완전한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인 국왕을 잃었고 두 달도 되지 않아 어머니가 자신의 숙부와 결혼하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햄릿. 그에게는 세상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를 비롯한 어떤 여인도 믿을 수가 없었다.  


  “햄릿 :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참아내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고통의 물결을 두 손으로 막아 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가? 죽음은 잠드는 것, 그뿐이다. 잠들면 모든 것이 끝난다. 마음의 번뇌도 육체가 받는 온갖 고통도, 그렇다면 죽고 잠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열렬히 찾아야 할 삶의 극치가 아니겠는가? 잠들면 꿈도 꾸겠지. 아, 여기서 걸리는구나. 이 세상의 온갖 번뇌를 벗어던지고 영원히 죽음의 잠을 잘 때 어떤 꿈을 꾸게 될 것인지, 이를 생각하면 망설여지는구나. 이 망설임이 비참한 인생을 그토록 오래 끌게 하는 것이다.”


  햄릿에게는 삶이 허망했다. 더 이상 살아가고픈 의욕이나 이유를 찾지 못했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오직 그를 슬프게 하는 것을 없애는 것 외에는.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삶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흘러갔다. 햄릿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인 오필리아의 아버지를 실수로 죽이게 된다. 


  오필리아는 애인이었던 햄릿의 실수로 자신의 아버지가 죽자 비탄에 빠지게 되고 이로 인해 오필리아마저 정신적으로 미쳐 햄릿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사랑하는 여인마저 잃은 햄릿의 복수가 두려웠던 햄릿의 숙부이자 왕은 햄릿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민다. 


  아버지를 잃은 오필리아의 오빠를 이용해 햄릿과 결투를 벌이게 하고 이 결투 과정에서 오필리아의 오빠와 햄릿의 어머니마저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왕은 햄릿에 의해 결국 죽게 되고 만다. 아버지의 원수를 갚긴 했지만, 햄릿도 그 많은 짐을 짊어진 채 목숨을 잃는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의 삶이 파멸에 이르고 만 것이다. 


  우리의 삶은 어디로 흘러가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많은 사건과 사람 간의 관계는 얽히고설켜 삶의 끝이 어디인지도 모른 채 우리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더 복잡하게 얽히게 될 뿐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항상 옳다고 믿는다면 이로 인해 가지 말아야 할 길로 계속해서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게 된다. 나를 돌아보거나 내 주위를 살펴볼 여지도 없이 오로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이루고자 무한 질주를 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끊임없는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이로 인한 아픔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이 판단하는 것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 가장 치명적인 오판이다.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는 그만의 세계라는 감옥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게 된다. 


  인간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우선 나 자신이 불완전함을 깊이 인식하고 다른 사람이나 사회를 나만의 프레임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옳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상대가 옳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옳을 수도 있다는 생각의 공간을 남겨놓아야 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서 그것에만 집착할 때 불완전한 인간이 성장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스스로 날려 버리고 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으로 하여금 주위 모든 사람에게 커다란 상처와 아픔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비극이 현실화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언제든 햄릿의 길을 가게 될 수도 있음을 항상 마음속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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