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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an 22. 2022

겨울 나그네

https://youtu.be/AoW9MHspVs8



추운 겨울 사랑했던 사람의 집 앞에 혼자 서서 말없이 이별을 고했다. 헤어질 수밖에 없기에 답답한 마음으로 마냥 길을 나섰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언제 돌아오게 될지 아무런 기약도 없이 그렇게 겨울 나그네가 되었다.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들판은 외로움을 더해 주고, 차갑게 부는 겨울바람은 마음 구석까지 휘몰아쳤다. 상처는 치유받을 길 없고, 고통과 절망에서 헤어 나오기는 너무 힘들었다. 무작정 홀로 떠난 그 길에서 위로해 주는 것은 없었다. 환상과 죽음에 대한 상념만이 마음속으로 스며들 뿐이었다.


  추운 겨울일수록, 마음이 아플수록, 따스한 봄을 기다리며 꿈꾸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보리수 아래가 왠지 마음에 와닿았다. 그 밑에 앉아 있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어 꿈을 꾸게 되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수 나뭇가지 소리에 단꿈에서 깨어나 보니 아직은 추운 겨울이고 사방은 적막하며 어두울 뿐이다. 차라리 꿈에서 깨어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보리수 아래에서 다시 잠이 들어 오래도록 안식에 거하고 싶은 마음은 무엇 때문일까?


  슈베르트는 이 가곡을 쓰고 나서 1년 후 31살의 젊은 나이에 영원히 잠이 들었다.  


<Der Lindenbaum >     


Am Brunnen vor dem Tore,

da steht ein Lindenbaum.

Ich träumt’ in seinem Schatten

so manchen süssen Traum.


Ich schnitt in seine Rinde

so manches liebe Wort.

Es zog in Freud’ und Leide

zu ihm mich immer fort.


Ich musst’ auch heute wandern

vorbei in tiefer Nacht,

da hab’ ich noch im Dunkel

die Augen zugemacht.


Und seine Zweige rauschten,

als riefen sie mir zu:

Komm her zu mir, Geselle,

hier findst du deine Ruh’!


Die kalten Winde bliesen

mir grad’ in’s Angesicht,

der Hut flog mir vom Kopfe,

ich wendete mich nicht.


Nun bin ich manche Stunde

enfernt von jenem Ort,

und immer hör’ ich’s rauschen:

Du fändest Ruhe dort!



<보리수>


성문 앞 우물가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

단꿈을 꾸었네   

  

가지에 희망의 말

새기에 놓고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찾아온 나무 밑  

   

오늘 밤도 지났네

보리수 곁으로

캄캄한 어둠 속에

눈 감아 보았네     


가지는 흔들려서

말하는 것 같이

그대여 여기와서

안식을 찾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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