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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Feb 06. 2022

요양보호사 자격증

부모님을 위해 무언가 더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요양보호사 공부를 하기로 했다. 내가 많은 힘이 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공부를 하다 보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고, 무언가 하나라도 더 알게 되면 도움이 될지도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에 시 창작반 동호회 분들과 식사를 하다가 우연히 그런 이야기를 하던 중,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소지하신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분들의 말에 따르면 가족이 요양보호사 신청을 하면 직접 돌보아 드리면서 혜택도 주어진다고 말씀을 해 주셨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요양보호사 교육기관에 찾아갔다. 간단한 안내를 받고 낮에는 시간이 되지 않으니 야간반에 등록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을 채워야 하는 시간이 240시간이었다. 80% 이상만 출석을 하면 된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192시간을 채워야 하는 것이었다.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수업이 있고,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에도 실습시간이 하루에 8시간씩 잡혀 있었다. 사실 일이 너무 많아 240시간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이 되는 것이었다. 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아 수업만 들으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했다. 


 수업이 시작되는 첫날 가서 교재를 받고 강의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정말 오랜만에 학생의 입장이 되어서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듣게 되었다. 그동안 15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다 내가 학생이 되니 느낌도 좀 이상했다. 


  우리 반은 약 45명 정도였는데 대부분이 중년 이상의 여성 분들이었다. 남성들도 여러 명 있었지만 나보다 나이가 좀 더 많은 것 같았다. 대부분 낮에는 일하는 분들 같았다. 담임선생님도 배정이 되었는데 여자 선생님이셨다. 30년 가까이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를 하다가 은퇴하여 가르치는 것이라고 했다. 첫날부터 4시간을 꽉 채워가며 수업을 들었다. 수업을 들으니 내가 모르던 것도 많이 알게 되고, 확실히 부모님을 위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임선생님이 자치회도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 반 반장도 뽑고, 총무도 뽑았다. 모두 여성분들이었다. 비록 나이는 중년 이상인 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마치 학생들 같았다. 선생님이 시험은 아주 쉬우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셨다. 야간반이라 낮에 일하고 와서 수업을 듣기가 힘들겠지만, 수업만 충실히 들으면 모두 합격할 것이라고 하셨다. 


  나야 시간만 되면 수업을 빠지지 않고 꾸준히 나가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기는 하다. 나는 평생 학생의 신분이었으면 좋겠다. 가르치는 것도 좋아하기는 하지만 배우는 것을 사실 더 좋아한다. 시간만 된다면 지금이라도 여러 가지를 더 많이 배우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하지만 워낙 일이 많고 갑자기 생기는 일도 있어 수업을 얼마나 잘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수업 시간을 잘 채워서 시험도 보고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땄으면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많이 알면 알수록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 수업도 참여하고 새로운 것도 많이 배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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