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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Feb 08. 2022

삶의 신기루


  사막을 가다 보면 오아시스인 줄 알고 달려가지만, 막상 도착해보면 아무것도 없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이를 신기루 현상이라고 부른다. 신기루란 물체가 실제의 위치가 아닌 다른 위치에서 보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신기루는 왜 생기는 걸까?


  신기루는 불안정한 대기층에 의한 빛의 굴절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사막에서의 신기루는 윗 공기는 차갑고 아래쪽 공기는 사막의 열로 인해 뜨겁기 때문에 굴절이 일어나기 쉽다. 특히 사막은 평원지대이기 때문에 먼 곳의 신기루가 보이기 쉽다. 실제로 사막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신기루를 진짜 오아시스로 착각하여 달려갔지만 찾지 못하고 오히려 체력의 한계로 큰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경우도 흔하다. 


  사막에서는 멀리 보이는 산이 커다란 호수나 바다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물에 비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산은 훨씬 먼 곳에 있으며 물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차라리 낮 동안 이동하지 않고 체력과 수분을 유지하다가 대기와 지면의 온도 차이가 줄어드는 해질녘이나 새벽녘에 높은 곳에 올라가 주변을 살펴보고 오아시스를 찾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이때는 빛의 굴절 현상이 그리 많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온도 차이가 많이 나는 극지방에서도 신기루는 자주 일어난다. 신기루는 공기의 움직임에 따라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며 보이기도 하고, 상하가 뒤집어 보이기도 하며, 뒤집어진 상과 바로 서 있는 상이 붙어 보이기도 한다. 바다에서도 신기루 현상은 나타난다. 이때는 수평선의 배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하게 보이기도 한다. 


  사막의 한 복판에서 걷다가 지친 사람의 눈에 실제가 아닌 신기루가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삶에 너무 지쳐 잘못된 판단과 착각으로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즉 우리는 가끔씩 삶의 신기루 현상에 매몰되어 살아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삶에 너무 지쳐 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작정 삶의 길을 걷다가 지쳐 허상인 신기루에 빠져 이를 쫓아가다가 오히려 잘못된 길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 내 마음이 약해지면 잘못된 착각과 어리석음으로 실수를 하게 될 수 가능성이 더 크다. 삶의 신기루는 어쩌면 나를 삶의 허망한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나 자신을 내가 지켜야 하기에 이러한 삶의 신기루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깨어있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삶에 너무 지쳐 있다면 더 앞으로 나아가지 말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온전히 쉬는 것이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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