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 봄의 시작을 알리는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것처럼, 숲속에서 작은 새들이 속삭이듯 지저귀는 것처럼, 풀잎에 젖은 이슬이 영롱한 것처럼, 단순하면서도 맑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선율이 들려온다.
복잡하고 피곤했던 나의 마음이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피아노 소리에 내 마음을 빼앗긴 채 하던 일을 멈춘다. 커피 한 잔이 생각이 나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예쁜 커피잔에 따뜻한 커피를 가득 채워 모차르트를 다시 들으며 눈을 감는다.
많이 듣지 않았는데 친숙하고, 늘 곁에 있었던 친구처럼 편안하다. 미움도 사라져 버리고 아픔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이 소나타는 마치 마술사 같다.
모차르트는 비록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삶의 슬픔과 기쁨을 충분히 경험하고 알았던 것이 아닐까? 인생의 깊이를 모른 채 이러한 음악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 그에게 있었던 삶의 비애가 이 음악의 어딘가에서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게 나의 마음을 울리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세상이 혼탁하고 삶이 복잡할수록 단순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처럼 우리의 영혼을 울려주는 것은 순수함이지, 화려함이 결코 아닌 듯하다.
모차르트가 피아노 소나타 16번 2악장 안단테에서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많은 것을 바라지 말고,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이 어때? 삶은 원래 복잡하게 생각할수록 더욱 복잡하게 되는 것이고, 삶의 어두운 면에 침잠할수록 더욱 수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으니 맑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면 더 좋지 않을까? 겨울이 지나가면 따뜻한 봄이 오듯 어렵고 힘든 일도 언젠가 다 지나갈 거야. 마음 편히 단순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해 봐. 내가 지은 이 피아노 소나타처럼 말이야”
모차르트가 한 말에 내가 대답을 한다.
“그래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이슬처럼 맑게 물처럼 단순하게 그렇게 살아가야겠다. 어차피 별 차이가 없잖아.”
나는 다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며 따뜻한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