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내일 봄비가 내린다고 해. 그동안 많이 가물었는데 비가 오면 많이 시원하고 좋을 것 같아. 이제 비가 오고 나면 대지에 흠뻑 내린 비로 인해 주위에 생기가 많이 돌게 되겠지.
우리가 살아가면서 힘들어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주위에 있는 사람들 간의 관계가 아닐까 싶어. 서로 간의 관계가 좋다면 봄비 맞은 대지처럼 생기가 돌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하루하루의 생활이 힘이 들게 되겠지.
사람 간의 관계는 상호작용이 아닐까 싶어. 그리고 그런 상호작용은 그 거리의 함수일 밖에 없는 것 같아. 가까웠던 사람이 오해로 인해, 사소한 다툼으로 인해, 아니면 다른 것들로 인해 거리가 멀어지는 것을 느껴. 그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각자의 편견과 선입견은 그 거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기는커녕 더 멀어져 가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시간이 지나 이제는 상대방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대화를 할 수 있을 만큼의 거리가 멀어지게 되겠지. 상호작용은 이제 더 이상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도 생각도 멀어져 가게 되고, 이제 연락조차 하기 어렵게 되는 게 아닐까 싶어.
어릴 때야 서로 간에 서운한 것이 있어도 아무 생각 없이 며칠 지나고 나면 다시 친해질 수 있지만, 성인이 된 이상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입은 상처나 서운함은 서로의 관계를 돌이키게 하지 못하는 것 같아. 각자의 세계가 너무나 확고하고 자존감도 너무 세며 자신의 이익을 거의 양보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해.
좋았던 기억이나 추억도, 함께 했던 많은 시간도,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들도 아무런 의미조차 없는 것인 양 그렇게 잊히게 되는 거지. 그동안 나누었던 좋았던 감정이나 의리도 아무 쓸모없이 내팽개쳐지고 이제 예전의 그 아름다웠던 시간으로 돌아갈 수가 없게 되고.
더 시간이 많이 지나 돌이켜 보면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인데 왜 그렇게 서로를 멀리하게 되고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였는지 후회하게 되는 것 같아.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멀어진 우정이나 친분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돌아오지 않겠지. 우리는 어쩌면 그러한 상태에서 영원히 관계를 끝내게 될지도 모르고.
삶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 게 아닐까 해. 친했던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고, 누구를 탓할 이유도 없는 것 같아. 각자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고,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상호작용에서의 문제는 어느 일방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많고, 아는 사람은 사람일지라도 이를 돌이키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멀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 아닐까 싶어. 누구 한 명의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만 더 이상 그 관계가 멀어지지 않게 될 수 있는 것 같아.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되기는 거의 힘들 거야. 그동안 함께 했던 시간을 생각해서 더 멀어지지 않느냐 더 가까워지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사람의 책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