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지금 창밖에서 비 내리는 소리가 들려. 오늘내일 많은 비가 온다고 해. 비가 오니까 갑자기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이 생각이 났어. 이 곡은 모차르트가 그의 평생에 작곡한 유일한 클라리넷 협주곡이야. 그가 죽기 2개월 전에 작곡한 모차르트 생애 마지막 협주곡이기도 하지. 클라리넷이라는 악기가 가지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보여주는 음악이 아닌가 싶어. 나는 사실 클라리넷으로 연주되는 곡 중에 이 곡보다 더 좋은 곡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큼 모차르트는 클라리넷이라는 악기로 표현해 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낸 천재였던 것 같아.
또한 이 음악은 1986년도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주제곡으로도 쓰였지. 당연히 이 음악을 들으면 그 영화가 생각이 나. 3시간에 가까운 긴 영화였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한눈을 팔 시간도 없었던 기억이 나.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는 아프리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인생과 꿈, 그리고 사랑.
영화에서 주인공인 메릴 스트립(카렌)과 로버트 레드포드(데니스)의 절제된 연기는 압권이라고 할 수밖에 없을 거야. 그런데 카렌은 왜 자신이 꿈꾸었던 아프리카의 삶을 버리고 돌아갔던 것일까?
카렌은 사실 아프리카에서의 삶에 대한 동경으로 그곳으로 갔지만, 그 동경보다 더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것 같아. 남편에 대한 실망, 어떻게든 유지하려 했던 결혼생활에 대한 실패, 새로운 사랑인 데니스를 만났지만, 데니스 또한 결혼을 속박이라고 생각하고 자유를 찾아 결혼을 거부했지. 또한 자신 소유의 땅 한 평 가지지 못한 채 평생을 살아가는 아프리카 원주민의 삶을 보고, 아프리카 생활을 모두 청산하기로 결심하지.
그런 후 그녀는 자신 소유의 땅 모두를 원주민들에게 돌려주고 마지막으로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했던 데니스 얼굴이라도 보고 난 후 아프리카를 떠나려고 했어. 하지만 카렌을 보기 위해 경비행기를 타고 오던 데니스는 비행기 사고로 결국 사망하고 말지.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데니스에게 마지막 인사도 하지 못한 채, 결국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파란만장했던 아프리카를 떠나 자신이 태어났던 고향을 돌아가지.
아름답지만 슬픈 영화의 내용처럼,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음악 또한 아름다우면서도 어딘가 모를 잔잔한 우울함이 곳곳에 스며 있는 것 같아.
친구야,
오늘 밤에 계속 비가 오려나 봐. 이제 3월 말, 얼마 있으면 온 누리에 예쁜 꽃이 활짝 피겠지? 너와 나의 일상에도 좋은 일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구나. 봄비가 내리는 이 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들으며 하루를 마감하는 것도 멋진 일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