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단테 칸타빌레는 천천히 걸으면서 서정적인 노래를 읊조리는 템포이다. 1876년 톨스토이의 모스크바 방문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이 곡이 연주되었는데, 톨스토이는 이 곡을 듣고 너무 감동하여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리고는 이 곡을 작곡하여 들려준 차이코프스키에게 커다란 고마움을 전했다고 한다.
우리는 매일 정말 바쁘게 살아간다. 무엇을 위하여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일까? 안단테 칸타빌레는 어쩌면 우리의 일상과 완전히 반대되는 빠르기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빠른 음악도 좋지만, 느린 음악을 들을 때도 많은 위로와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말한다면 나는 빠른 음악을 그리 많이 듣지 않는다. 피아노 협주곡의 경우 2악장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마 이것과 연관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베토벤의 황제가 그렇고, 비창 또한 마찬가지이다. 소위 ‘느림의 미학’이라고나 할까? 하루 종일 바쁘게 살았으니 저녁 시간이라도 천천히 보내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제는 많은 것을 이루기보다는 정말 중요한 것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차이코프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처럼 이제는 천천히 걸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걸으면서 노래를 읊조리듯,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고, 앞으로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가 될지 알 수 없기에, 이제는 결코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깊이 생각하여 중요한 것을 선별하여, 정말 소중한 것만이라도 해낼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
살아갈수록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모든 것은 어차피 상대적일 뿐, 절대적인 기준이나 가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러한 것이 있다면 나는 차라리 그것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다. 나 스스로가 완벽하지 못한 데 그러한 것을 추구하다 더 소중한 무언가를 잃을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바람이 내게 불어오면 바람을 느끼고, 비가 내리면 비 냄새를 흠씬 맡아보고, 피부로 그 신선한 비의 감촉도 느껴보고, 석양의 붉은 노을도 바라보고, 밤이 되면 밤하늘의 별도 가끔씩은 바라보고 싶다. 그렇게 자연을 느끼다가 시간이 되면 잠자리에 들기 전 안단테 칸타빌레를 들으면서 잠을 청하고 싶다. 나에게는 그 이상의 욕심은 이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