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자유를 주고 싶을 뿐입니다

by 지나온 시간들

바람이 어디서 불어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뭇잎들이 흔들립니다. 저 나뭇잎들을 보면 바람의 방향을 알 수 있을 듯했습니다. 나뭇잎을 한동안 바라보니 나뭇잎의 흔들리는 방향은 수시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바람도 수시로 바뀐다는 뜻이겠지요.


나의 삶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아니 그 앎의 차원을 넘어 나의 뜻대로 삶을 이끌어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니 나의 원대로, 내가 목표한 대로 이룬 것도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것들도 많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가능하지 않은 것들이, 나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들이, 그 이유도 모른 채 적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노력만 한다면, 최선을 다한다면, 모두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믿었습니다. 내가 아는 바대로, 내가 소원하는 바대로 어느 정도는 삶이 방향이 그렇게 가게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나의 지식은 그저 바닷가 백사장의 모래 한 줌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을 미처 몰랐습니다. 그 한 줌을 부여잡고 그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착각했다는 사실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습니다.


쥐고 있던 한 줌의 모래를 손바닥을 펼쳐 모두 내려놓았습니다. 백사장으로 떨어지는 한 줌의 모래를 보며 나의 영혼은 모래바람 휘몰아치는 사막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그 모래바람이 잠잠하기를 기다려 맑은 영혼을 되찾고 싶었습니다. 아침의 신선한 대기를 마시듯, 생기 없던 사막의 땡볕을 몰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 사막의 뜨거운 모래바람에 지쳐 쓰러질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바람이 어디서 불어와 어디로 가는지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어떤 바람이 불건, 그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건, 어디로 가건 그 바람을 타고 따라가고 싶을 뿐입니다. 기류를 타고 하늘 높이 날아가는 새처럼,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바람에 나의 영혼을 맡길 뿐입니다.


나의 뜻은 이제 무의미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압니다. 그저 바람에 나의 마음을 실어 저 바람과 함께 하려 합니다. 바람의 자유가 이제 나의 것이 되기를 바라며 나의 삶에 자유를 주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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