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나는 달리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by minmin




다른 건 모르겠는데, 달리기만은 자신 있었다. 100m 달리기는 내가 봐도 뛰어날 정도의 랩타임을 보유하고 있었다. 같은 학년에서 나보다 빠른 아이는 한두 명 정도, 반대표로 계주를 매년 뛰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오래달리기는 달랐다. 숨이 찼다. 무거워진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여야 했다. 입에서는 피 냄새가 났다. 아직 세 바퀴가 더 남았는데 내 앞엔 아직 두 녀석이 저 앞에서 지치지 않는 것 같았다. 다리를 더 빠르게 저었다. 이제 한 녀석만 제치면 1등이다. 마지막 바퀴가 되어서야 녀석은 5m 앞에 있다. 마지막 코너를 돌며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뛰었다. 결승전이 코앞이다. 10m를 남겨두고 앞서 달리던 녀석을 내 어깨 뒤에 놓았다. 골인.



오래 달렸지만 한참을 더 달릴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았다. 반에서 나보다 더 잘 달리던 녀석이 내 옆으로 왔다. 그는 나와 다른 조였고 먼저 달려 쉬고 있었다. 페이스를 조금 더 빠르게 가져갔으면 덜 힘들었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보다 그의 말이 더 멋있었다. 사실 그는 반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다. 나와는 어울리는 친구들이 달랐다. 전부 나보다 더 다리가 길고 덩치가 좋았으며 사소한 행동에 주목을 받았다. 오래달리기로 나는 그가 속해있는 레벨에 탑승한 듯한 느낌이었다.



체육 시간이 끝나고 반으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을 때 나는 왜 내가 기를 쓰고 달렸는지 생각해야 했다. 왜냐하면 잘 난 친구들과 동등해지기 위해 달린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은 전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난 그 부류의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 이유를 찾아야 했다. 첫째는 달리는 게 좋아서. 둘째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적어서. 셋째는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은 역전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서. 오래달리기는 대역전극을 만들기 쉽다. 나는 쉽게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3분 남짓한 시간 동안 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