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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긍정 Apr 22. 2016

수업의 혁신(上)

더 나은 교육을 위한 출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3)

얼마 전 '외고 지고 자사고 뜨고..'라는 한 신문사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내용의 골자는 결국 소위 '대입 경쟁력'과 이공계 선호도 현상에 따라 고교 선호도의 변화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기사의 핵심은 외고보다 자사고의 인기가 늘어났다는 것이지만 대입 유불리에 따라, 대입 경쟁력에 따라 학교의 등급이 갈리고 서열이 매겨지는 현실에 대한 개운치 못한 뒷맛과 씁쓸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의 경쟁력이 오로지 '대학 입시 결과'로만 평가받는 현실.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학교가 가진 여러 좋은 요소들은 모조리 무시한 채, 대학 입시 결과가 좋으면 참 잘 가르치는 학교이고 반대로 입시 결과가 좋지 않으면 '이러니 공교육이 문제지', '이러니 외고, 과학고, 자사고, 영재학교를 보내야지'라고 너무나 쉽게 말하는 사회. 정말 모든 학생들을 위하고, 모든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고, 모든 것이 학생 중심인 학교가 진정 높이 평가받아야 하는 학교가 아닐까요? 겉으로 쉽게 표현되는 수치 만으로 학교들을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것이 바람직한 일일까요? 학교의 서열 자체를 정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최소한 제대로 된 기준으로 학교들을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요. 

학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왜 사람들이 외고, 자사고 등의 특목고에 그렇게 애를 쓰며 자식들을 보내려고 할까요. 다른 일반 학교에 비해 시험 잘 보는 학생들을 미리 유치하고 소위 대입에 초점을 맞춘 특목고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특목고의 교육 운영 방식이 다른 공립학교들에 비해 더 체계적이고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요. 

결국, 사회 내 구성원들 모두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지만 동시에 학교 역시 공공성뿐만 아니라 학교 자체의 '탁월성'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요. 비록 대학 입시라는 엄청난 블랙홀에 휘말려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교육이 정말 탁월한 교육 기획력과 운영 능력을 갖춘다면 많은 분들이 다시금 공교육이 눈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바로 '수업의 혁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해주고 있는 가장 큰 무언가. 그것이 바로 수업이며, 이 수업을 새롭게 혁신함으로써 학교의 탁월성 역시 증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기존의 '주입식 수업'이 아니라 모두가 이제 알아야 하는 새로운 형태의 수업이 이제 정말 필요하지 않을까요. 다행히도 그 변화의 바람이 교육 선진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에서도 이미 불기 시작했으며 이 작은 바람을 조금이나마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도록, 더 큰 바람이 될 수 있도록 '수업의 혁신'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합니다. 

수업의 혁신을 위해 크게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는 수업, '교육이 곧 삶이자 예술'인 학교의 수업, '배움의 공동체' 수업에 대해 다룰 것이며, 이번 글(상편)을 통해서는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는 수업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그래도 20년이 지났는데, 학교 수업도 뭐라도 달라졌겠죠?"



|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는 수업


여러분께서는 혹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아십니까?
그냥 무작정 냅다 외우고, 반복해서 외우고, 또 외우고 그렇게 공부 하시진 않으셨나요. (물론, 각자 자신에게 맞는 나름의 공부법을 찾아 공부한 경우도 있으실 겁니다.) 저 역시 예전 학교생활을 떠올려보면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무식하게 외우며 공부하다 서서히 제 나름의 공부법을 찾아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있으신가요?


공부하는 법'을 배운다? 무슨 공부하는 방법까지 학교에서 일일이 다 배워야 하냐고 의문이 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공부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비효율적으로 공부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을 생각해본다면 적어도 한 번쯤은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OECD 고1 평균 공부시간 비교. 핀란드 학생들은 웃으면서 공부하지만 한국 학생들은 울면서 공부하는 현실. <출처 : 고등학교 교육의 현실, 김철중>


실제로 제대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정확한 답이 없으니 시중엔 공부하는 법과 관련된 수많은 책들과 공부법과 관련된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어 있죠.  물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공부법에 대한 정확한 정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과학적으로나 학술적으로 어느 정도 입증되어 있는 공부법 정도는 학생들이 알면 좋지 않을까요?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제대로 공부하는 방법은 바로 
'메타인지''슬로리딩', '거꾸로 배움 & PBL(Project-Based Learning)'입니다. 


1. '메타인지' -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기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우리는 잘못된 방식으로 배우고 있다.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핸리 뢰디거, 마크 맥대니얼, 피터 브라운 저><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에서 공통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것이 바로 '메타인지'입니다. 과연 메타인지가 무엇이길래 우리가 평생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한 방법에서 언급이 되고 있는 걸까요.

'메타인지(상위인지, meta cognition)'란 자신의 인지활동에 대한 인지 즉, 자신의 인지능력에 대해 알고 이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인지능력, 또는 생각에 대한 생각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이 메타인지 능력은 IQ보다 더 정확하게 실제 학생들의 성적과 비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스스로 공부를 잘하는 사람, 전교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에서 공통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메타인지와 공부를 잘하는 것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요. 그 핵심은 바로 '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배운 내용을 반복함으로써 수업 내용을 완벽히 소화했다고 스스로 과대평가를 한다고 합니다. 지식을 완전히 소화했다는 '거짓 감각'을 일으키게 되고 이는 본인으로 하여금 편안함과 안도감을 줘 어느새 이러한 공부법을 선호하게 된다고 합니다. 결국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죠.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그래서 우리가 기존에 잘 알고 실천하고 있는 '반복 학습'이야말로 가장 비효율적이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물론 당장 시험을 잘 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나름 효과적이라 할 수 있음) 집중적인 연습을 통해 익힌 지식이나 기술은 일시적이며 금방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는 반복 자체가 탄탄한 '장기 기억'으로 이어지지 않고 '단기 기억'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시험은 잘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학습에는 도움이 안 되는 것이죠. (학기가 끝나자마자 공부했던 대부분의 내용들이 증발한 경험은 모두 있으실 겁니다^^.)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당장 하루 전날 시험에는 잠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공부하려면 반복이 아닌 인출을 해야 함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그렇다면 메타인지를 키우고 제대로 공부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 자기평가(내가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생각하는 것)와 자기조절(접근동기 부여 등)과의 결합
기억 꺼내기 노력, 다양한 형태의 '인출' 연습(부담 없는 
셀프테스트, 간단하고 지속적인 쪽지시험 등)
- 시간 간격을 두고 복습하는 '분산 학습'
- 연관성 있는 다양한 주제를 번갈아 복습하는 '교차 연습'
- 해법을 배우기 전에 문제를 풀기 위해 애쓰는 과정
- 제한된 작업기억의 효율적 활용(
걱정, 두려움으로 기억을 채우지 말고 이를 비워 기억 공간 활용을 극대화) 
- 시선 돌리기 훈련
- 시각화
- 장기 기억 쌓기(다독 등)
- 이미 알고 있는 것들과 연결 짓기
......


메타인지를 키우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우리가 흔히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시험' 역시 주입식 내용을 그대로 받아 적기만 하는 사지선다형 형태의, 서열을 매기기 위한 엄청난 부담을 주는 시험이 문제인 것이지, 서술형 시험, 학생 스스로의 성장을 위한 시험을 잘 활용한다면 장기 기억으로 연결되는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쉽게 공부하려 하지 말고, '바람직한 어려움'을 통해 어렵고 힘들게 공부를 해야 진짜 내 공부가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위 방법들을 모두 엮고 있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
능동적인 학습
'이라고 합니다.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이제 학생들에게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줘야 하지 않을까요? '메타인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핸리 뢰디거, 마크 맥대니얼, 피터 브라운 저>,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출처 :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1, 2편>


2. '슬로리딩' - 깊이 있게 공부하기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배운다'라는 의무를 '놀다'라는 가치로 전환할 수 있으면, 
자진해서 배우는 일에 참여하게 됩니다. 
- 하시모토 다케시, 슬로리딩 창시자


많은 제자들이 수업을 받은 것 자체로 너무나 감사하며 어른이 되어서도 두고두고 도움이 되는 것들을 배웠다고 일컫는 수업이 있습니다. 이 선생님의 수업 하나만으로 그 학교가 유명해지고 각종 언론매체에서 소개된 바로 그 수업. 바로 '슬로리딩' 수업입니다. 

슬로리딩이란 말 그대로 여러 권의 책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기보다는 한 권의 책을 천천히, 그러나 깊이 읽음으로써 사고의 힘을 길러내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과거 서당 교육의 방식과도 유사한 형태인 것 같습니다. 

이 슬로리딩 수업의 창시자인 '하시모토 다케시' 선생님은 국어 수업을 6년 동안 교과서도 아닌 단 한 권의 책인 <은수저>로만 진행했다고 합니다. 책 한 권만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과연 어떤 수업이 가능할까요? 이러한 슬로리딩을 실제로 우리나라 국어 수업에 적용해본 사례가 있습니다.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선 박완서 작가의 책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통해 슬로리딩 국어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학생들은 슬로리딩을 통해 책 한 권만을 가지고 천천히, 깊이 있게 읽어가며 책에서 제공하는 풍부한 어휘와 소재거리를 통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해보고 모르는 단어들을 직접 찾아보고 스스로 여러 결과물들을 만들어 가며 생각을 폭넓게 키우고 있었습니다.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책을 토대로 토론 주제를 선정하고 찬반 토론을 하는 모습.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저자의 따님과의 생생한 만남.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슬로리딩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선생님과 함께 책에서 주는 다양한 소재거리를 바탕으로 여러 활동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국어사전을 손에 꼭 쥐고 모르는 것들을 찾아보고, 시도 써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책에 있는 논쟁거리를 통해 토론도 해보고, 직접 책의 저자와 관련된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하고, 피난민들은 어떤 음식들을 먹으며 지냈는지 요리도 직접 해보고, 책과 관련된 실제 장소로 직접 체험활동도 다녀오고, 책 내용과 관련된 영화도 봐 보고, 직접 조를 이루어 영상도 만들어보는 등 책 한 권으로 이렇게나 많은 활동들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과 감탄이 절로 납니다. 

공부도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혹시 여러분은 국어 시간 교과서에 나왔던 수많은 문학 작품들을 잘 기억하고 계시나요. 혹시 책 제목만 알지, 그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으시는지... 저는 너무나도 그렇습니다. 읽어 보고 싶은 것도 읽기 싫게 만들어버리는 게 국어 교과서는 아니었는지...

처음엔 학생들도 책을 천천히 읽어야 하니 답답하기도 하는 등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으나 슬로리딩 수업이 모두 끝난 뒤에는 수업 자체를 즐기고, 스스로 모르는 것들을 여러 자료들을 통해 찾아보고, 심지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책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직접 창작물 형태로 만드는 등 한층 성장한 모습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슬로리딩이 공부에 대한 더 넓은 방향을 찾을 수 있게 해 주고, 자기 힘으로 이해하고, 어려운 것들을 스스로 질문하게끔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자신의 의견을 책을 통해 정리해가는 모습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사전과 함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줄 알게 됐네요.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수업이 모두 끝난 후에는 성적표가 아닌 학예회 형태로 슬로리딩 수업을 통해 만들었던 여러 창작물들을 부모님을 초대하여 보여드림으로써 부모님도, 아이들도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슬로리딩은 비록 느릴지라도 한 번이라도 제대로 '깊이 있게' 공부해보는 경험을 통해 
공부 본연의 가치와 의미를 되살려주고, 앞으로 배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진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게 해 준, 훗날 어른이 되어도 두고두고 도움이 되는,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세상의 많은 이야기에 눈을 뜨게 해주는 공부를 알려준 것
이 아닌가 합니다. 


스스로 진행하고 자발적으로 찾으며 공부하고 싶은 것을 공부하고 
관심이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게끔 유도해 주셨어요. 
- 고바야시 나오히토, 변호사
하시모토 선생님의 수업이 좋았다라는 것은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서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하시모토 선생님은 한 가지 단어와 문장의 배경을 깊숙이 파고 들어서 그 단어가 가진 사회, 역사, 문화적인 배경을 공부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수업은 깊은 이해력을 갖게 했고 나를 풍부하게 해줬습니다. 
- 하마다 준이치, 도쿄대 총장
저는 저의 어머니 작품이 쉽다고 생각 안 하거든요. 사실은 어려워요. 
여러 가지의 이야기들이 들어 있고 낱말도 풍성하기 때문에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그것을 재미있게, 알아가면서, 스스로, 자기 주도적으로 독서를 하면서 수업을 진행했다는 것, 그리고 선생님들이 열성적으로 수업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놀라웠고, 
교육의 지평이 굉장히 넓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 호원숙, 박완서 작가의 딸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1, 2, 3부>


아이들이 수업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해 준 슬로리딩. 
더 자세한 내용은 <EBS 다큐프라임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3부작>을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3. 거꾸로 배움 & PBL(Project Based Learning) - '내가 주인공인' 공부를 익히다


좋은 교육이란 그저 학습 내용을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여러분의 학생들과 만들어 가는 보이지 않는 관계의 고리도 의미한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 존 버그만, 거꾸로배움네트워크 창립위원
학생들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와 같은 단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하여 시작된 '거꾸로교실'. 지금은 전 세계의 수많은 교사들이 저마다 질문에 다양한 답을 하며 미래 교실을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이미 거꾸로교실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KBS 21세기 교육혁명-미래교실을 찾아서 3부작>, <KBS 거꾸로교실의 마법, 1000개의 교실 4부작>를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거꾸로교실만으로 학생 중심의 교실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교사, 교수 분들이 초기에 거꾸로교실 방식을 적용하는데 애를 먹고 있죠. 단순히 학생들이 수업 영상을 집에서 보고 기존의 과제들을 교실에서 하는 '거꾸로교실'은 단순한 출발점이지 목표나 멈춰야 할 지점이 아닙니다. 거꾸로교실을 넘어서 한층 발전된 형태로 나아가야 하며 이것이 바로 '거꾸로배움'입니다.
 


거꾸로배움이란 전달식 강의를 전체 배움 공간에서 개별 배움 공간으로 옮기고, 
그 결과 남겨진 전체 배움 공간을 역동적이고, 서로 배움이 가능한 환경으로 바꾸는 교육 실천이다.
거꾸로배움에서 교사는 학생이 학습 주제와 관련하여 개념을 적용하고, 
창의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안내한다. - 거꾸로배움 네트워크


수업이 단순히 교실에서 학생들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을 제일 중요한 질문으로 간직하면, 훨씬 유연하고 배움의 본질에 다가가는 거꾸로배움으로 진화하게 된다고 합니다. 

결국 진정한 수업은 거꾸로교실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거꾸로교실을 통해 구축된 거꾸로배움이라는 새로운 교육방식을 통해 학생 개개인에 맞춘 개별 학습을 기반으로 선생님과 학생, 학생과 학생 등 구성원 간 '관계'회복에 핵심이 있지 않나 합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저마다의 배움을 개별화할 수 있는 학생 중심의 능동적인 배움이 이루어지고, 협업 중심의 수업, 가르침이 아닌 배움이 강조되는 수업, 깊이 있는 성찰, 관계와 호기심이 중요시되는 수업
 등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출처 : KBS - 거꾸로교실의 마법, 1000개의 교실>


이러한 맥락에서 프로젝트 기반의 학습으로 수업이 이루어지는 'PBL(Project Based Learning)' 역시 좋은 수업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 학생들이 과학, 수학, 영어를 따로 공부하지만 
실생활에선 모든 학문을 함께 사용하죠.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모든 학문이 필요해요. 
그게 바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에요. 아이들을 준비시켜야 할 이유죠. 
- 엘런 마이어, 컬럼비아티쳐스칼리지 교수
나라가 뒤처지길 원치 않는다면,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있는
구성주의 접근법을 21세기 학습법으로 채택해야 합니다.
-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 인지·교육학과 교수


뉴질랜드, 핀란드, 미국, 덴마크, 몽골, 홍콩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21세기형 교육모델 중 효과성을 입증받고 있는 PBL. 이러한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통해 아이들은 삶과 직결된 주제들을 중심으로 통합적 형태로 문제를 함께 해결해보는 경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자연스럽게 수학, 경제, 사회 등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각 나라의 화폐에 담긴 의미를 찾아가는 수업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수학 수업입니다.^^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실제 삶과 직결된 문제들을 함께 이해하고 있는 과정입니다.<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실제 난민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 차이겠죠.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위와 같은 다양한 프로젝트 기반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교실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스스로 배우는 자기주도학습을 더 넓고, 더 깊고, 더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교사들 역시 기존 수업의 틀을 과감히 깨고 새로운 형태의 수업에 도전함으로써 보다 복잡해질 미래에 적합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지금의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문제를 주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자료 사용법을 알려주면 아이들은 놀이를 하듯 영어를 익히고, 실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사건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선거에 대해 알아가고, 세금이란 개념에 대해 알아가는 등 '삶과 연결된 수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PBL은 단순히 학습 내용을 받아들이기보단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기반으로 
협동 능력, 단체 활동 능력, 비판적 사고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을 '즐겁게',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하는 핀란드.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삶과 직결된 문제들을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어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수업
모든 교과목에 이러한 방식을 적용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한 번쯤은 이러한 형태의 수업이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2부작>
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1, 2부>



| 안 된다고 단정 짓지 않기


이번 글을 통해서 수업의 혁신을 위한 그 첫 번째. '제대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는 수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완벽한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메타인지 기반의 효율적인 공부법을 익히고, 슬로리딩 방식의 깊이 있는 공부법을 익히고, 삶과 직결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가는 공부법을 익힘으로써 비로소 진짜 공부를 할 준비를 갖출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업 방식의 도입을 위해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들의 인식 변화입니다. 특히, '객관성', '공정성'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유독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은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히 서열을 매기고 이 서열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너무 쉽게 평가해버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객관성과 공정성에 크게 집착하고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하지만 흔히 교육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시험은 객관식 형태 아닌 서술형 형태로 이루어져 있고 학생의 다양한 능력을 하나의 수치가 아닌 학습 평가서 등으로 다면적으로 최대한 평가하려고 하죠. 이렇게 될 경우 가장 크게 제기될 수 있는 문제가 '객관성을 정확히 측정, 평가할 수 있는가'입니다. 과연 이러한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선진국들에서 이러한 서술형 형태의 평가가 주를 이루는 것은 애초에 평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하나의 수치로 정해진 서열이 인생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구성원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국가들에서는 학생들의 배움을 돕는 선생님들의 능력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믿음이 밑바탕에 깔려있기에 주관성이 부득이하게 들어갈 수밖에 없는 서술형 평가라 할지라도 그 평가 결과에 대해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물론, 일부 국가에서는 이러한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교사들을 중심으로(국가가 아닌) 활발히 거꾸로 교실 수업과 PBL 형태의 수업이 확산, 적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그 평가가 결국 객관성과 공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 하나의 '수치'로서 환원된다는 근원적인 한계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또한 고등학교 교과과정의 경우, 대학입시라는 블랙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 이러한 수업 형태를 과감히 적용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결국, 이러한 시도들이 밑바탕이 되어 점차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인식 개선과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야만 진정한 '수업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며 단순히 다른 나라의 좋다고 하는 수업 방식을 맹목적으로, 급하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수업 방식'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힘들다고만 하지 말고 
그럼에도 조금씩, 서서히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다음번 글인 '더 나은 교육을 위한 출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3)-수업의 혁신(下)'에선  '교육이 곧 삶이자 예술'인 학교의 수업, '배움의 공동체' 수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참고자료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핸리 뢰디거, 마크 맥대니얼, 피터 브라운 저>
-
 <KBS 시사기획 창 - 전교 1등은 알고 있는 공부에 대한 공부 2부작>
<EBS 다큐프라임 슬로리딩, 생각을 키우는 힘 3부작>
- <KBS 21세기 교육혁명-미래교실을 찾아서 3부작>
- <KBS 거꾸로교실의 마법, 1000개의 교실 4부작>
- <EBS 다큐프라임 - 공부의 재구성 2부작>

- <거꾸로교실, 진짜 배움으로 가는 길 / 존 버그만, 애론 심즈 저 / 에듀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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