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들은
관계를 끝내는 이야기로 쓰이지 않았다.
누군가를 규정하거나
설명하기 위한 기록도 아니다.
나는 이 연재를 통해
왜 떠났는지를 증명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왜 그렇게 오래 머물 수밖에 없었는지,
그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내가 사라져 갔는지를
남기고 싶었다.
많은 이야기는
사건에서 시작해
결단으로 끝난다.
하지만 실제 삶에서
가장 긴 시간은
그 사이에 있다.
아직 떠나지 않았고,
이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상태.
이 글들이 다루는 것은
바로 그 구간이다.
사랑이 구조로 바뀌고,
관계가 유지되는 동안
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잃어가는지에 대한 기록.
여기까지는
붕괴의 과정이다.
아직 회복도,
새로운 시작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지점 이후로는
같은 방식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다음 이야기들은
이 구조를 인식한 이후의 시간에 관한 기록이 될 것이다.
선택이 어떻게 가능해졌는지,
그리고 선택 이후
삶의 결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해.
이 연재는
완결된 서사가 아니다.
다만 한 구간을
분명하게 구분해두기 위한 시도다.
여기까지는
무너져 가던 시간의 기록이고,
이후는
다른 속도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