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편. 모든 걸 다 해내지 않아도 괜찮다

by 모온


나를 지키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나서
가장 먼저 내려놓게 된 건
‘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예전에는
항상
어느 정도 이상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계도,
역할도,
선택도.


적어도
부족하지는 않게.


그 기준이
생각보다 높았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그래서
조금만 흔들려도
금방 스스로를 밀어붙였고,
조금 부족한 날은
괜히 더 지쳤다.


그런데
나를 기준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그 마음이
조금 느슨해졌다.


오늘
이 정도면 된 거 아닌가.


이만큼 했으면
괜찮은 거 아닌가.


그 질문을
처음으로
나에게 해보게 됐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질문 하나로
하루가 조금 달라졌다.


덜 조급해지고,
덜 몰아붙이게 되고,
덜 지친다.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지 않아도
하루는
그대로 흘러간다.


조금 부족해도,
조금 어설퍼도,
생각보다
괜찮게 지나간다.


그걸
몇 번 겪고 나니까
이제는 안다.


내가 나를
끝까지 몰아붙이지 않아도
삶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그래서 요즘의 나는
조금 덜 애쓴다.


예전처럼
모든 걸 다 해내려고 하기보다,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는 쪽으로.


그리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보는 쪽으로.


아마
이게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속도일 것이다.


나는 지금,
모든 걸 다 해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쪽으로
조금씩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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