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만 2살을 지나 3살이 되는 2007년 무렵, 흰둥이 사진을 보니 토끼 인형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 유독 많이 보였다. 인형과 장난감들을 수도 없이 물어뜯어 버렸는데 토끼 인형들은 여전히 흰둥이 옆에서 잘 버티고 있다.
흰둥아 깡총이, 깡총이 주세요!
라고 하면 흰둥이는 토끼 인형을 물고 온다. 기특한 녀석, 아마 흰둥이가 토끼와 거북이의 별주부였다면 용궁으로 토끼를 데리고 가는 일쯤은 식은 죽 먹기가 아니었을까?
......
옛날 옛적 먼~ 옛날,
저 깊은 바닷속 용궁에 용왕이 살았는데.
어느 날부터 이 용왕의 건강이
약을 써도 낫지도 않고
하루를 버티는 것조차 버겁게 되어
의원이 말하길
육지에 사는 토끼라는 놈의 간을
뚝- 떼어다 먹으면 낫는다 하였다.
그 말을 들은 용왕이
둥주부를 불러 명하니
흰둥이는 지금 당장 육지로 올라
토끼를 잡아 용궁으로 데려오라 하였으니.
명을 받은 둥주부가
바다를 떠나 육지로 올라
토끼를 찾기 시작하는데!
둥주부
"말씀 좀 물읍시다.
혹시 토끼라는 자를 아시오?
어디에 가면 그놈의 또끼,
아니 토끼라는 자를 만날 수 있소?
근데 또키, 아니 토끼라는 자는
대체 어찌 생겼단 말이오?"
지나가던 나그네가 둥주부의 물음에
재 너머에 사는 둥토끼라는 자를
상세히도 일러주는데.
나그네
"둥토끼라는 작자로 말할 것 같으면
빠르기가 번개처럼 날래고,
생김새는 쫑긋 선 두 귀가 한자요,
동글동글한 눈은 솔방울만큼 크고
뒷발이 길고 꼬리는 작달막하게 생겼소이다."
나그네에게 생김새와 거처를 전해 들은 둥주부는 그렇게 토끼를 찾아 산길을 올라가게 되고,
용궁에서 헤엄을 칠 때는 몰랐으나 둥주부의 짧은 다리는 육지로 나오니 영 속도가 나지 않고
토끼의 걸음으로 두 시각이면 올랐을 거리를 둥주부는 한나절이 지나서야 겨우 도착을 하는데.
둥주부
"이보오~ 계시오.
혹시 여기가 또끼, 아니 토키,
아니 토끼가 사는 곳이오?"
둥토끼
"누구신가? 뉘신대 나를 찾소?"
둥주부
"아이고 이양반, 예 계셨구먼.
난 저 깊은 바다 용궁에서 온 흰둥이라 하오.
나와 함께 저 용궁으로 가줬으면 하오만."
둥토끼
"내가요? 왜요?"
둥주부
"우리 용왕님이, 그쪽의 간을, 아니 아니,
토끼님의 소문을 들으시고
친히 뵙기를 청하시어
제가 이리 뫼시러 왔습니다."
둥토끼
"나를요? 내가 꼭 가야 하나요?"
둥주부
"그래 주시면 참으로 감사하겠소만."
둥토끼
"그래요, 가죠!"
그렇게 토끼를 데리고 용궁으로 돌아간 둥주부는 엉망이 된 용궁을 보고 크게 놀라게 되어 지나가는 용궁 멍게에게 묻기를.
둥주부
"어찌 된 일이오?
이게 무슨 난리란 말이오?"
용궁멍게
"그게 다~ 돌팔이 의원 때문이네.
세상에 있지도 않은 병을 만들어서
이 용궁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지 않은가."
둥주부
"그건 또 무슨 소리오?"
용궁멍게
"과식으로 소화가 불량한 것을
무슨 큰 병이라도 걸린냥 호들갑을 떨더니
자신의 말대로 하지 않으면 낫지 않는다고
거짓을 꾸미지 않았겠나."
둥주부
"그럼 용왕은 어찌 되었소?"
용궁멍게
"묻지도 말게나, 별것 아닌 병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돌팔이가 꾸민 짓이라고 해도 여전히 배가 아프다고 저리 뒹굴고 계시네.
뒷간 한번 가면 될 일을 저리 난리라네 쯪쯪쯪"
식탐이 많았던 용왕은 매일 이어지는 과식으로 늘 배가 아팠고 이 점을 노린 꾀 많은 의원이 출세에 눈이 멀어 용왕의 병세를 거짓으로 꾸며댔던 것이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짧은 다리로 어렵게 어렵게 또끼, 아니 토키, 아니 토끼를 잡아온 둥주부는 이 광경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는데.
난감하네, 난감하네.
이제 이 토끼를 어찌하면 좋을꼬..
토끼야
그냥 나랑 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