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많은 아이

2007년 꾸벅꾸벅 졸던 흰둥이

by 모레

흰둥이는 틈만 나면 잔다. 예전엔 어려서 그랬고 지금은 나이를 먹어서 그렇다.

보통 어린 강아지는 하루 20시간 이상 잠을 잔다. 하루가 24시간이니 깨어 있는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훨씬 긴 셈이다. 성견이 되면 12~14시간으로 줄어들긴 하지만, 하루 평균 6~8시간 잠을 자는 인간에 비하면 여전히 잠꾸러기다. 그러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 노견이 되면 다시 잠자는 시간은 늘어난다.


2살이었던 흰둥이는 신기한 잠버릇이 하나 있었다. 졸리면 그냥 편하게 누워 자면 되는 걸 서서 졸거나,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고꾸라지는 일도 종종 있었다. 어떻게든 견디고 참아보려 하지만 꾸벅꾸벅 졸다 결국 몰아치는 잠에 빠져드는 흰둥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 나왔다.


잠을 참을 이유도 없으면서, 그냥 편한 대로 자면 될 것을. 흰둥이가 그렇게 필사적으로 잠을 참았던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흰둥이 너, 지금 많이 졸리지?



아니 zzz 아닌데 zzz
하나도 졸리지 않아요!


잠깐 생각 좀 zzz 한 거에요 zzz



안 졸려요!


눈이 조금 무겁긴 하지만 zzz


졸린 건 아니지만 zzz



나는 집을 지켜야 하는데 zzz
잠들면 장난감은 누가 지켜 zzz 요

zzz zzz zzz


왜 그렇게 졸고 있었는지 말해주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집을 지키려는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지금은 서서나 앉아서 졸진 않는다.


잠이 오면 흰둥이는 벌러덩~ 누워버린다. 가끔 내 방을, 내 침대를, 내 이불과 베개를 몽땅 차지해 버려서 내가 누울 곳이 없어질 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