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흰둥이
흰둥이 예전 사진을 보면서 그때 일을 떠올려본다.
어떤 사진은 마치 조금 전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나는가 하면,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봐도 사진 속 그때가 선명하지 못한 순간이 있다.
또렷이 기억나는 순간도, 기억이 흐릿하게 선명하지 못한 순간도 모두 즐거운 한때였음은 분명하다. 흰둥이를 찰나의 순간에 담는 그 모든 순간이 그러했으니까 말이다.
흐릿한 기억 속의 두 살 흰둥이의 모습들.
별 의미도, 특별한 순간도 아니지만 보고만 있어도 여전히 행복하다.
내 모자가 흰둥이에게 훨씬~ 잘 어울리던 때.
헤드폰도 목에 걸어주고 지금은 사라진 고릴라 인형과의 한때.
카메라 청소도구, 렌즈 브로워.
브로워를 흰둥이에게 퓩- 하고 쏘면 기겁을 하고 싫어했던 때.
귀를 물어뜯어 지금은 한쪽뿐이지만 여전히 흰둥이 곁을 지키고 있는 멍멍이 인형과
의자 뒤에 숨어 나를 빼꼼히 바라보던 흰둥이
스르륵 잠들던 순간들.
그런 일상들을 하나둘 지나며 2007년이 끝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