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은 위험해!!

2006년 흰둥이 집돌이시절

by 모레

교통사고로 다리가 골절된 흰둥이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며 예상보다 빠른 한 달 열흘 만에 깁스를 풀었다. 그렇게 몸의 상처는 금방 아물었지만 마음의 상처는 달랐다.


깁스를 풀고 흰둥이는 외출을 두려워했다. 나가려는 모습만 보여도 소파 밑으로 쏙 들어가 나오지 않았다. 병원에 가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잡아야 했는데 한번은 나가지 않겠다는 흰둥이의 고집에 내 손이 물린 일도 있었다. 나와서는 잔뜩 긴장해 작은 소리에도 몸을 움찔거렸다. 특히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는 물론 바퀴 달린 장바구니만 옆에 지나가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060102 (2).jpg
060102 (5).jpg
060117.jpg
060212p (1).jpg


사고 당시의 기억 때문이었는지 흰둥이는 굴러다니는 물체나 바퀴가 달린 장난감 자동차만 봐도 깜짝 놀라며 무서워했다. 뒤에서 바퀴 굴러오는 소리만 들려도 흰둥이의 몸이 굳어져 단 한 발짝도 걸으려 하지 않았다.


그래도 집에서는 괜찮았다. 분리 불안도 없었고 무엇보다 산책을 하지 않아 오는 답답함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집에서는 까불기도 하고 깨방정도 떨며 잘 놀았다. 흰둥이는 외출을 무서워하는 트라우마에서는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했다. 싫어하다 못해 두려워하는 흰둥이를 보면서 더는 억지로 나가자 잡아끌 수가 없었다.


앙상한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됐지만 흰둥이는 봄꽃을 맞이하지 못했다. 꽃과 풀들로 계절은 영롱한 봄의 색을 찾아가는데 흰둥이는 여전히 지난 가을의 악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집돌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다른 강아지들처럼 흰둥이도 평범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을까?

집돌이 생활이 답답하지는 않을까, 장난도 치고 놀아도 주었지만 산책을 못하는 흰둥이가 점점 안쓰러워졌다.


그 순간이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두려웠으면 몸에 난 상처가 아물고 계절이 두 번이나 바뀌도록 마음에 난 상처는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는 걸까. 그저 기다려 주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집에서만 있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흰둥이가 외출이나 산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060407 (3).jpg
060407 (2).jpg


흰둥아,
오늘은 우리 한번 나가서 놀아 볼까?


060524 (11).jpg
060524 (10).jpg


아니 아니,
집 밖은 위험하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