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월넛청크쿠키의 새벽
월넛청크쿠키는 최근에 신경 쓰는 일이 많아졌다. 정해진 목표 실적을 채우지 않으면 이번에도 승진은 물 건너간다. 나랑 같이 입사한 동기 중 나만 제자리걸음이다.
지난달에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급하게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해서 병원에 가서 정신없이 사인을 했는데 치료비가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이번엔 꼭 승진을 해야 한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상사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내가 한 일도 아닌데 내가 잘못한 것이 되어버렸다. 답답한 마음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담배 한 대를 태웠다. 연기가 폐로 들어오자 머리가 잠깐 멍해졌다. 담배를 피우고 나니 갑자기 달달한 게 당겼다. 자판기에서 믹스커피 하나를 뽑았다. 설탕이 녹아든 달콤한 커피를 들이키니 조금 숨통이 트였다. 지금은 뭐든, 버틸 수만 있으면 됐다.
거래처와 회식이 잡혔다. 이 계약은 꼭 따내야 한다. 이번 계약은 큰 건이라 이걸 잘 마무리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들었다. 오늘은 계약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거래처 상무도 동석한다고 한다.
한 잔, 두 잔 권하던 술잔을 거절할 수 없었다. 내 주량이 어디까지인지 계산할 여유도 없었다. 비틀비틀 집으로 걸어오는 길, 익숙한 기름 냄새가 코를 찔렀다. 집 앞 호프집의 후라이드 치킨은 바삭하고 맛이 있다. 갑자기 식욕이 돌았다. 치킨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발이 가게 쪽으로 향했다. 가게에 들어가서 치킨 1마리를 시켰다.
회식 때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먹었다. 분명히 꽤 먹었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허기가 지는지 모르겠다. 배가 허기가 진 건지 마음이 허기가 진 건지 잘 모르겠다. 지금은 입 안으로 무언갈 밀어 넣어야지 될 것 같다.
월넛청크쿠키는 비어 있는 반죽 위에 하나씩 조각을 얹어 갔다. 달콤한 것도, 기름진 것도, 잠시 버틸 수 있다면 무엇이든 괜찮았다. 하지만 얹을수록, 속은 더 허전해졌다.
월넛청크쿠키는 비어 있는 반죽 위에 하나씩 조각을 얹어 갔다. 달콤한 것도, 기름진 것도, 잠시 버틸 수 있다면 무엇이든 괜찮았다. 하지만 얹을수록, 속은 더 허전해졌다.
부마안 TIP — 멈추지 못한 게 아니야. 버티는 데 이미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써버린 하루였을지도 몰라. 허기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소진의 신호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