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월넛청크쿠키 이야기

7-2. 스트레스가 식욕을 바꾸는 방식

by MoA

7-2. 스트레스가 식욕을 바꾸는 방식


월넛청크쿠키는 오랫동안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있었다.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면 우리 몸의 스트레스 반응 축(HPA axis)이 계속 활성화되면서 코르티솔 분비가 높아진다. 코르티솔은 원래 위기 상황에서 몸을 버티게 해주는 호르몬이지만, 이 상태가 길어지면 뇌는 빠르게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다. 그래서 달고 기름진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나 음식 자극 이후 “먹고 싶다”는 감각이 강하게 올라온 사람일수록, 이후 실제로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모습을 보였다(Sinha et al., 2019). 이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뇌의 상태가 먹는 방향으로 기울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렙틴과 그렐린이라는 두 가지 호르몬이 있다. 렙틴은 주로 장기적인 에너지 균형 조절에 관여하며 음식 섭취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그렐린은 빠르게 작용해 식사를 시작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이다(Klok et al., 2007).


스트레스를 받으면 실제 에너지가 부족하지 않아도 그렐린 분비가 증가할 수 있다. 그 결과 이미 충분히 먹었음에도 허기가 쉽게 가시지 않거나, 무엇을 먹어도 만족스럽지 않은 느낌이 남는다(Sinha et al., 2019).


정서적 허기(emotional hunger)는 부정적인 감정에 반응해 음식을 찾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는 것으로 해소하는 사람이라면 더 쉽게 나타난다(Reichenberger et al., 2020).


우리 몸에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있다. 그래서 한 번 야식을 먹더라도 다시 생활 패턴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절이 반복적으로 실패하면, 몸은 평소의 기준상태(baseline)에서 벗어나 효용이 더 낮은 상태(lower utility state)로 이동하게 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계속 음식을 찾는 상태 역시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변화는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 반응으로 시작되지만, 장기화될 경우 항상성 부하(allostatic load)로 이어질 수 있다(Oken et al., 2015). 그 결과 체중 증가나 대사질환처럼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


스트레스를 당장 없애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몸에는 스트레스를 줄이라는 명령보다, 먼저 회복의 신호가 필요하다. 일정한 수면 리듬, 하루 중 예측 가능한 휴식 시간, 그리고 규칙적인 식사 시간은 이러한 신호를 반복해서 전달한다. 이런 신호들이 쌓일수록,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던 스트레스 반응 체계는 서서히 진정되기 시작한다(Oken et al., 2015).


스트레스 상황에서 먹는 쪽으로 기울어진 몸을 바꾸는 일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몸이 다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일상의 조건을 조금씩 되돌려주는 과정에 가깝다.



7-2. 삽화.png
스트레스 상황에서 먹는 쪽으로 기울어진 몸을 바꾸는 일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몸이 다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일상의 조건을 조금씩 되돌려주는 과정에 가깝다.



부마안 TIP —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자꾸 허기가 진다면 몸이 아직 안전하다는 신호를 충분히 받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몰라. 충분한 잠과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어.

1) Sinha, R., Gu, P., Hart, R., & Guarnaccia, J. B. (2019). Food craving, cortisol and ghrelin responses in modeling highly palatable snack intake in the laboratory. Physiology & Behavior, 208, 112571. https://doi.org/10.1016/j.physbeh.2019.112571

2) Klok, M. D., Jakobsdottir, S., & Drent, M. L. (2007). The role of leptin and ghrelin in the regulation of food intake and body weight in humans: A review. Obesity Reviews, 8(1), 21–34. https://doi.org/10.1111/j.1467-789X.2006.00270.x

3) Reichenberger, J., Schnepper, R., Arend, A.-K., & Blechert, J. (2020). Emotional eating in healthy individuals and patients with an eating disorder: Evidence from psychometric, experimental and naturalistic studies. Frontiers in Psychology, 11, Article 578. https://doi.org/10.3389/fpsyg.2020.00578

4) Oken, B. S., Chamine, I., & Wakeland, W. (2015). A systems approach to stress, stressors and resilience in humans. Behavioural Brain Research, 282, 144–154. https://doi.org/10.1016/j.bbr.2014.12.047

이전 17화7장. 월넛청크쿠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