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불안을 잠재우는 통제의 학습
오트밀바는 그저 먹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었다. 하지만 그 아이에게 먹는 걸 좋아할 수 없게 만든 여러 가지 사회적인 원인이 있었다. 체육시간에 그를 비웃던 친구들, 게을러서 뚱뚱하다는 사회적 통념 등은 비만의 원인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기도 한다.
비만은 건강에 좋지 않아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순 없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인 낙인이나 또래와의 배제 경험이 섭식장애를 유발하는 사회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Puhl & Suh, 2015).
오트밀바가 친구들에게 받은 상처는 일종의 외상성 사회 경험(social trauma)에 해당한다. 음식을 먹지 않는 선택은 몸을 벌주기 위한 행동이라기보다, 감당하기 어려운 불안과 불편함을 잠시나마 가라앉히기 위한 가장 즉각적인 방식에 가깝다. 이 과정에서 전두엽의 통제 기능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세로토닌 체계가 매개하는 불안과 그에 따른 억제 신호가 강화된다.
그 결과, 음식을 섭취하는 것보다 먹지 않는 선택이 더 편안하게 느껴지며,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서 배고픔과 포만감 같은 신체 신호를 인식하는 능력은 점차 약화된다. 일반적으로 음식 섭취는 도파민 보상과 연결되지만,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자신을 통제하는 행위가 반복되도록 강화된다(Kaye et al., 2013).
음식에 대한 강박적인 사고는 인지적 경직성(cognitive inflexibility)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강한 경직성과 융통성의 부족은 치료에 대한 수용을 어렵게 만들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식을 쉽게 바꾸지 못하게 한다(Sternheim et al., 2022).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에 강박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더 잘 살고 싶다는 욕망이 그 안에 담겨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다만 그 욕망을 실현하는 길이 언제나 자신을 쥐어짜는 방식일 필요는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단 하나만 존재하지 않으며, 다양한 선택지와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의 실패가 곧 완전한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넘어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 걸어갈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대부분 긴 호흡을 필요로 한다. 때로는 강한 채찍질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포용하며 함께 걸어가는 선택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어떤 것에 강박이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더 잘 살고 싶다는 욕망이 그 안에 담겨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다만 그 욕망을 실현하는 길이 언제나 자신을 쥐어짜는 방식일 필요는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단 하나만 존재하지 않으며, 다양한 선택지와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마안 TIP - 통제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만들어 낸 방식일 수 있어. 하지만 그 방식이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한다면, 다른 선택도 있다는 사실만 떠올려도 충분해.
1) Puhl, R. M., & Suh, Y. (2015). Stigma and eating and weight disorders. Current Psychiatry Reports, 17(3), 552. https://doi.org/10.1007/s11920-015-0552-6
2) Kaye, W. H., Wierenga, C. E., Bailer, U. F., Simmons, A. N., & Bischoff-Grethe, A. (2013). Nothing tastes as good as skinny feels: The neurobiology of anorexia nervosa.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17(3), 110–119. https://doi.org/10.1016/j.tins.2013.01.003
3) Sternheim, L. C., van Passel, B., Dingemans, A., Cath, D., & Danner, U. N. (2022). Cognitive and experienced flexibility in patients with anorexia nervosa and obsessive-compulsive disorder. Frontiers in Psychiatry, 13, 9124825. https://doi.org/10.3389/fpsyt.2022.9124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