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시나몬롤 이야기

8-2. 시나몬롤의 아침

by MoA

8-2. 시나몬롤의 아침


시나몬롤은 답답했다. 꽉 막힌 것 같은 기분은 어떤 방법으로도 해소되지 않았다.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았는데도 속에 뭐가 얹힌 것 같다. 자려고 누웠지만 한참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았다. 눈은 감고 있었지만,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계속 이런 상태로 있을 순 없다.


아이가 깨기 전 새벽에 집을 나왔다. 그냥 바람을 쐬고 싶었다. 바람을 좀 더 느끼고 싶어서 집 앞을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분만 달려도 숨이 차서 헉헉대며 걸었다. 뛰고 나서는 숨이 찼지만, 마음은 가벼워진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에도 나왔다. 목적지는 없지만 그냥 무조건 뛰었다. 찌르르 들리는 새소리가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 차갑지만 상쾌한 공기가 폐 속을 가득 채우는 느낌이 좋았다.


매일 아침 나와서 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이 시간만큼은 아이를 돌보느라 지친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만들었다. 처음엔 조금만 뛰어도 숨이 찼었지만, 지금은 30분 넘게 뛰어도 될 만큼 체력이 늘었다.


운동을 시작한 뒤로 변화가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밤새 생각에 잠겼던 시간이 사라졌다. 오랫동안 겪었던 불면이 사라졌고, 잘 자고 일어난 뒤부터는 짜증이 잘 생기지 않았다. 아이가 울어도 귀엽게 보였고, 똑같은 말을 들어도 기분 좋게 넘길 수 있게 되었다.


집 앞에서 만난 이웃이 웃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말을 걸었다. 엘리베이터의 거울로 내 얼굴을 바라보니 엷은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똑같은 하루가 흘러간다. 조금 바뀐 일상이 무채색이던 세상에 색을 입혔다. 그렇게 달콤한 시나몬롤이 겹겹이 쌓여간다.



8-2. 삽화.png
오늘도 어김없이 똑같은 하루가 흘러간다. 조금 바뀐 일상이 무채색이던 세상에 색을 입혔다. 그렇게 달콤한 시나몬롤이 겹겹이 쌓여간다.


부마안 TIP — 하루를 바꾸는 건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작은 시작일지도 몰라.
이전 19화8장. 시나몬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