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시나몬롤 이야기

8-3. 돌봄이 감정조절에 미치는 영향

by MoA

8-3. 돌봄이 감정조절에 미치는 영향


시나몬롤은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나몬롤과 마찬가지로 부모들은 출산 후부터 아이를 돌보기 위해 밤낮으로 시간을 쏟는다. 산후 여성의 경우 3명 중 2명에게서 수면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주로 수면 효율, 연속 수면, 수면 후 회복감 등에서 낮은 점수를 보인다(Yang et al., 2020).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위협이나 불쾌함을 감지하는 뇌 영역인 편도체(amygdala)의 활성 범위가 크게 증가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더 강하게 느끼고, 그 지속 시간도 길어지게 된다.


반면 편도체의 반응을 억제하는 전전두엽(medial prefrontal cortex, MPFC)의 조절 기능은 약화된다(Yoo et al., 2007). 그래서 화는 잘 나지만 진정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느끼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양육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지만, 동시에 몸과 마음, 생활 전반을 압박하는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부담을 돌봄 부담(caregiver burden)이라고 부른다.


돌봄을 지속하다 보면 정신적·육체적 피로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 시간에 대한 압박, 경제적 부담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부담이 시간에 따라 누적되면서, 어느 순간 ‘버티기 힘들다’는 감정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부모가 되며 겪는 역할 갈등이나 수입 감소로 인한 경제적 압박은 돌봄 부담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Liu et al., 2020). 또한 이 과정이 반복되면 번 아웃(Burn-out)이 올 수 있다(Gérain & Zech, 2019).


지속적인 돌봄은 돌봄 제공자가 인내하고, 스스로를 억제하며, 감정을 조절하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자기통제(self-control)는 근육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근육을 계속 쓰면 피로해지듯, 자기통제 행동을 반복하면 이후의 자기통제 능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자기조절 자원 고갈(ego depletion)이 올 수 있다(Baumeister et al., 2007).


시나몬롤의 감정조절 어려움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수면 부족으로 감정 반응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이 약해지고, 돌봄이라는 역할이 가져오는 부담이 누적되며, 매일 반복되는 자기통제 과정 속에서 조절 자원이 점점 소진된 결과에 가깝다.


화를 쉽게 느끼는 것도, 한 번 올라간 감정이 오래 지속되는 것도 ‘못 참아서’가 아니라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참고 버텨온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조금만 참아봐, 조금 더 버텨봐”라는 말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이다. 돌봄의 역할이 한 사람에게 고정될수록 감정을 회복할 여지는 점점 줄어든다.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해주는 것, 그리고 짧게라도 돌봄의 자리에서 잠시 물러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돌봄에서 잠시 벗어나 스스로를 다시 조절할 수 있는 순간이 반복될 때, 시나몬롤의 아침도 조금은 덜 버거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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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해주는 것, 그리고 짧게라도 돌봄의 자리에서 잠시 물러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부마안 TIP — 돌보는 사람에게도 돌봄은 필요해.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건 이기적인 선택이 아니야.

1) Yang, Y., Li, W., Ma, T.-J., Zhang, L., Hall, B. J., Ungvari, G. S., & Xiang, Y.-T. (2020). Prevalence of poor sleep quality in perinatal and postnatal women: A comprehensive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Frontiers in Psychiatry, 11, 161. https://doi.org/10.3389/fpsyt.2020.00161

2) Yoo, S.-S., Gujar, N., Hu, P., Jolesz, F. A., & Walker, M. P. (2007). The human emotional brain without sleep: A prefrontal amygdala disconnect. Current Biology, 17(20), R877–R878. https://doi.org/10.1016/j.cub.2007.08.007

3) Liu, Z., Heffernan, C., & Tan, J. (2020). Caregiver burden: A concept analysis. International Journal of Nursing Sciences, 7(4), 438–445. https://doi.org/10.1016/j.ijnss.2020.07.012

4) Gérain, P., & Zech, E. (2019). Informal caregiver burnout? Development of a theoretical framework to understand the impact of caregiving. Frontiers in Psychology, 10, 1748. https://doi.org/10.3389/fpsyg.2019.01748

5) Baumeister, R. F., Vohs, K. D., & Tice, D. M. (2007). The strength model of self-control.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6(6), 351–355. https://doi.org/10.1111/j.1467-8721.2007.0053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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