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왜 우리 뇌는 변화를 싫어할까
우리는 변화해야 할 이유도 알았고, 실제로 실천을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도 왜 변화를 꾸준히 지속하기는 어려운 걸까? 그 이유는 바로 뇌에 있다.
우리 뇌는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기관’으로,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뇌에게 변화는 예측 불가능성을 증가시키는 행위다.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없고, 그만큼 더 많은 예측과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뇌는 변화를 성장의 기회라기보다,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으로 먼저 인식한다(Friston, 2010).
이런 관점에서 보면, 변화를 앞두고 불안을 느끼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새로운 선택을 하려 할 때 망설이거나, 이미 알고 있는 방식을 반복하게 되는 것도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익숙한 삶은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 뇌에게는 ‘안전한 선택’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뇌는 놀람을 최소화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놀람이란 예상과 다른 일이 벌어졌을 때 생기는 신호로, 뇌에게는 에너지 소모와 불안을 의미한다. 따라서 뇌는 가능한 한 예측 오류를 줄이려 하고, 이미 알고 있는 행동과 환경을 선호하게 된다(Friston, 2010).
우리가 변화를 결심하고도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곤 하는 이유는, 게으르거나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뇌가 본능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상태로 되돌아가려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패라기보다, 뇌가 익숙한 방향을 선택한 결과에 가깝다.
우리가 보내는 하루 일과는 매일 비슷하게 흘러간다. 아침에 일어나 양치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출근을 하고, 퇴근 후에는 자연스럽게 TV를 켠다. 처음부터 이런 행동을 의식 없이 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퇴근 후 긴장된 나를 이완하는 데 효과적이었던 TV 시청이라는 선택이 반복되며 습관으로 굳어진 것이다.
습관은 기저핵(basal ganglia)을 중심으로 한 신경 회로에서 형성된다. 이 회로를 통해 반복되는 행동이 저장되고, 한 번 습관이 형성되면 의식적인 개입 없이도 자동으로 실행된다(Graybiel, 2008). 습관은 고쳐야 할 결함이 아니라, 뇌가 오랜 경험 끝에 만들어낸 효율적인 구조다. 그래서 한 번 굳어진 습관을 바꾸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습관은 경험에 의해 강화된 신경가소성의 결과이기도 하다. 반복될수록 회로는 더 단단해지고, 새로운 행동을 시도할수록 뇌는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받게 된다(Graybiel, 2008). 밥을 먹은 뒤 늘 하던 TV 시청을 멈추고 운동을 하러 나가려 할 때 강한 저항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뇌는 이미 익숙한 경로를 따르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작심삼일’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뇌는 본능적으로 익숙하고 예측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결심했지만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면, 그것은 실패라기보다 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방향을 선택한 결과에 가깝다. 그러니 변화를 지속하지 못했다고 너무 자책하지 말자. 변화가 어려운 건, 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뇌가 아주 성실하게 자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결심했지만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면, 그것은 실패라기보다 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방향을 선택한 결과에 가깝다.
부마안 TIP — 변화를 지속하지 못했다고 자책하지 않아도 괜찮아. 뇌는 그저 안전하다고 느끼는 쪽으로 움직였을 뿐이야.
1) Friston, K. (2010). The free-energy principle: A unified brain theory? Nature Reviews Neuroscience, 11(2), 127–138. https://doi.org/10.1038/nrn2787
2) Graybiel, A. M. (2008). Habits, rituals, and the evaluative brain.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31, 359–387. https://doi.org/10.1146/annurev.neuro.29.051605.112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