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변화를 마음먹기까지
살다보면 오트밀바와 월넛청크쿠키, 시나몬롤과 같이 변화를 결심하게 된 순간이 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바꾸고 싶을 때, 그 변화는 한순간의 결심으로 일어나기보다는 여러 단계를 거쳐 서서히 진행되는 과정에 가깝다. 행동 변화 연구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이론 중 하나는 Raihan와 Cogburn(2023)의 범이론적 모형(TTM)이다. 이 이론은 사람들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과정을 다섯 개의 단계로 설명한다.
전숙고 단계(Precontemplation)는 아직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문제라는 인식이 없거나, 문제가 있더라도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느낀다. 변화를 시도했을 때의 불편함이나 손실이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크게 느껴지므로, 변화의 단점이 장점을 압도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변화가 시작되는 경우는 주로 주변의 압박이나 외부 환경의 요구에 의해서이며, 이러한 압력이 사라지면 다시 이전의 행동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흔하다.
숙고 단계(Contemplation)는 문제 행동을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이대로는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과 “그래도 지금이 더 편하다”는 생각 사이에서 흔들리며, 변화의 필요성은 느끼지만 그에 따른 부담과 불확실성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이러한 양가감정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 단계에 오랜 시간 머무르기도 하며, 이를 ‘만성적 숙고 단계’라고 부르기도 한다.
준비 단계(Preparation)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실제로 바꿀 준비를 시작한 상태이다. 이 시기에는 변화의 장점이 단점보다 더 크게 느껴지기 시작하며, 정보를 찾고 계획을 세우는 등 구체적인 행동을 고민한다. 상담을 받거나 책을 읽고, 변화를 돕는 방법을 알아보는 모습도 흔히 나타난다. 보통 이 단계의 사람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행동을 시작할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미 작은 변화는 시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행 단계(Action)는 실제 행동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시기이다. 문제 행동을 중단하거나 새로운 행동을 실천하기 시작하며, 이 변화는 보통 약 6개월간 지속된다. 이 단계에서 사람들은 변화를 해낼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경험하게 된다. 다만 충분한 준비 없이 행동부터 시작할 경우, 좌절이나 재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유지 단계(Maintenance)는 변화된 행동을 6개월 이상 지속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시기에는 재발의 유혹이 점차 줄어들고, 변화된 생활 방식이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과거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을 지지하고, 재발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한다. 연구에 따르면 행동 변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되며, 특히 5년 이상 유지될 경우 재발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
이 관점에서는 재발을 실패로 보지 않는다. 변화는 한 번에 완성되기보다는 여러 번의 시도와 재조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재발은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고, 방해 요인을 점검하며, 더 현실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변화를 이야기할 때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먼저 떠올린다. 새해마다 세운 결심이 오래가지 못했던 기억 때문에, 변화는 늘 의지가 약해서 실패하는 일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범이론적 모형의 관점에서 보면, 변화를 시도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여러 단계를 지나왔다는 의미다. 마음속으로 필요성을 느끼고, 고민하고, 준비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면 우리는 이미 네 번째 단계인 실행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변화가 오래 유지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시도가 의미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왜 바꾸고 싶었는지를 스스로 알고 있는가, 그리고 그 이유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가이다. 변화의 이유를 내가 알고 있다면,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속도를 늦추거나, 방법을 바꾸거나, 나에게 맞는 전략을 다시 찾아가면 된다. 변화는 단번에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 여러 번의 시도 속에서 조금씩 다듬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변화가 오래 유지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시도가 의미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왜 바꾸고 싶었는지를 스스로 알고 있는가, 그리고 그 이유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가이다. 변화의 이유를 내가 알고 있다면,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부마안 TIP — 왜 변화하고 싶은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그 물음에 답해보는 것부터가 변화의 시작이야. 나에게 맞는 방법을 천천히 찾아가보자.
1) Raihan, N., & Cogburn, M. (2023). Stages of change theory. In StatPearls. StatPearls Publis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