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없는 시대

by MOAI


어제 주말에 아이가 '클라이밍 볼더링 파티'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꾸준하게 1년 6개월간 준비가 했기에 참여할 생각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인공암벽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을 '볼더링'이라고 해요.



겉으로 보기에는 플라스틱 같아도 직접 만져보면 거칠거칠한 표면의 돌입니다.



보이는 사진 말고도 인공암벽은 두 개가 더 있어 약 3시간가량 여러 코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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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png 어떻게 갈지 생각하고 있는 아이




경기의 규칙은 이랬어요.



같은 색깔의 볼더링을 이용해 상단이나 마지막에 있는 돌을 3초간 양손으로 잡고 있으면 완료입니다.



그렇게 개인별로 점수를 쌓아가는 방식입니다.



시험문제도 당장 풀기 어렵다면 쉬운 문제부터 풀고 하듯이



역시나 시작과 동시에 아이들은 쉬운 코스를 먼저 하는 식으로 경기 진행해 나갔습니다.



개중에 모험심이 강한 어떤 아이들은 처음부터 어려운 코스부터 바로 시도하는 친구들이 있었고요.



많은 코스 중, 제가 주목했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도무지 저 코스는 답이 안 나온다는 결론에 다다랐죠.



그런데 한 여자아이가 마지막에 터치를 미처 생각 못 한 방식으로 완료하더군요.



거꾸로 매달린 채 마지막 파란 돌을 두 손으로 터치.


(참고로 사진을 그때 찍지 못해 나중에 연습한 사진이라 한 손 터치하는 장면입니다.)



순간 제 입에서 "이야~"가 탄성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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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9afab89b-0446-4a7f-921c-06f55209ce22.jpg?type=w386 처음에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다시 재시도할 때 찍은 사진. 연습이라 한 손으로 터치 완료.




여자아이를 바라보며 요즘 시대에 걸맞게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떠오르더군요.



대부분 우리는 남들이 그려준 길을 택합니다. 물론 알려진 길은 비교적 수월하고 편안하죠.



그렇지만 생각하는 훈련을 잊습니다.



막상 나에게 어려운 문제가 주어지면 피하고, 경험을 겪을 기회까지 잃습니다.



대신에 어려운 길일 수록 어떻게 풀 것인지 생각하게 되고,




머릿속에 누구도 없는 나만의 지도를 그리게 되는 기회를 얻죠.






세스 고딘은 <린치핀>에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갈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가는 길,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측량되지 않고 수치화되지 않은 길을 찾아내야 한다."



매일 글을 쓰면서 같은 고민을 합니다.



오늘은 무슨 글을 쓰지?


어떻게 써야 할까?


어떤 방식으로 글을 펼쳐야 나가야 할까?



지금은 AI를 이용해 언제든 순식간에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그 힘을 빌리지 않고 쓰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생각하기 위해서입니다.



생각도 우리 근육과 같아서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되기 마련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훈련하면 주어진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가 가능성이 높아질 테니까요.







"다이아몬드를 다듬는 사람은 자기 손에 있는 돌을 본능적으로 이해한다.



돌을 만져보기만 해도 어느 곳에 선을 넣어야 가장 좋은지 정확히 알아낸다.



훌륭한 예술가도 마찬가지다.



기대와 집착 같은 것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앞에 놓인 도전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고 이해한다.



다이아몬드를 다듬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다이아몬드를 상상하지 않는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잘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이아몬드를 본다."


<세스 고딘, 린치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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