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화를 내서 바뀌면 화를 내는 게 맞지.

by MOAI


부모님 집에 가면 하지 않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치 이야기'



서로 정치 성향이 달라 웬만해서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서로 설득하기 어렵다는 걸


무엇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에요.



작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아이가 중학교 입학 앞두고 있어


부모님 집에 인사를 드리러 갔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뉴스를 틀어놓고


정치 이야기를 꺼내놓더라고요.



예민한 시기이고 해서


그만하자고 한차례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이어지자


부모님과 언쟁을 한 뒤 바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더 있다가는 흥분할 것 같기도 했고,


아내와 아이에게 어색한 분위기가 주기 싫어


박차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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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차 안에서


"조금만 더 참지,


싸운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



잘 참고 부탁을 했던 것인데,


울컥한 것을 보면


그 지점이 제 한계와 마음의 넓이였던 모양입니다.



지난 주말 가족모임이 있어 만났지만,


어색한 것은 여전한지 어머니 표정은


그리 밝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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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쉼 한 스푼



문득 얼마 전 코쿤 콘스트의 영상을 보고


반성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는 웬만해서 화를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화를 내본 지가 군대 시절 이후로


없다고 하더군요.



어떤 날은 뮤비 촬영장에 벌어졌던 일인데


바람에 거울이 깨졌다고 합니다.



일정이 뒤로 밀렸음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다 해요.



"내가 화를 내서 거울이 붙으면 화를 내겠어."



오히려 화나는 사람은 감독님이지


자신이 아니라고 말이죠.





화날 때 한 대 때리면


지금은 속이 시원합니다.



그렇지만 돌아오는 대가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저와 부모님도 그랬습니다.


냉랭한 분위기는 2개월간


아내에게도 이어져


전화 한 통화 넣기도 힘든 상황이었거든요.



불필요한 논쟁으로 이기려 들면,


그것은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닙니다.


이겨도 진 것이에요.


왜냐하면 공허와 상처로 남기 때문이죠.



화나는 상황이 올 때,


코쿤의 한마디를 주문처럼


기억해 보길 바랍니다.



"내가 화를 내서 바뀔 일이면 화를 내라"







"난 운전을 할 때 누가 끼어들거나


욕을 해도 절대 화를 안 내.



옛날에는 화도 냈었지.


끼어드는 차 힐끔거리기도 하고


욕을 거하게 내뱉기도 하고.



근데 막상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말하는 말들을 못 듣더라고.


결국 그 욕들은 내가 다 듣게 되는 거지.



그렇게 되고는 욕하는 걸 그만뒀어.


나 혼자 욕하고 나 혼자 화내는 건


결국 나만 손해잖아."


<신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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