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만큼만 있어야 한다.

by MOAI


결혼을 한 후 분가해서 산 지 16년째입니다.


대략 한 달에 한 번은 본가를 방문합니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건 부모의 마음이란 게


어려서 끝나지 않고 여전히 이어지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일주일 전에 간다고 하면,


감사하게도


어머니는 부랴부랴 밑반찬을 준비해놓습니다.




본가에 온 아내는 통에 정성껏 담아


차에 잔뜩 싣고서 가져옵니다.



그러나 너무 많으면 제가 한마디를 합니다.



"엄마, 전쟁 난 거 아니니 적당히 주세요."



어머니는 응답합니다.



"이게 뭐가 많아,


그냥 가져가서 맘껏 먹어"



여전히 못 먹고 못 살았던 경험 때문인지


이것도 부족하다고 여기나 봅니다.






그렇게 가져오고 나면 냉장고, 냉동고로


김치냉장고로 어딘가로 향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에 일어납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음식들이


다 먹지 못하고 그냥 버려질 때가


있다는 거예요.



저와 아내, 그리고 아이까지


소식하는 편이라 음식이


빠르게 소비가 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흘러 냉장고 정리하다 발견되어


그렇게 버려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주면 받는 것이 예절이라 배운


우리 세대도 거절을 잘하지 못합니다.



며느리 입장 역시


차마 거절이란 말을 꺼내기 어렵고요.



그렇지만 감당이 안 된다면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무턱대고 그렇게 받고 계속 쌓아


둘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안 되겠다 싶어 어느 순간부터


어머니에게 서운함을 무릅쓰고서라도


감사하지만 적당히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주는 양이 적지 않아


이후부터는 좀 많다 싶으면


근처 처가댁에 갔다 드립니다.)



무릇 과유불급이라고 했습니다.



물 잔에 물을 지나치게 많이 부으면


넘쳐흐르고 주워 담지 못해


물을 붓지 않는 것만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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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겨운 이야기지만


음식은 어느 정도 먹고 나면


효용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처음에는 많이 먹고 싶은 욕구가


배가 부름에 따라 점차 욕구가 사라지죠.



돈도 그렇습니다.


돈은 필요한 수단이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행복지수와 비례하지 않고 멈추게 됩니다.



남은 만큼 나에게 어떠한 가치도


남겨주지 않아요.



과욕은 있지도 않은 무게의 짐을


스스로에게 주는 벌과 같은 것입니다.



넘쳐흐르는 것에 애지중지한다면


그것 자체가 감옥이 될 테니까요.



이번에 깨달았지만,


가지고 있다 버리기보다


나눠주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인간, 꼭 필요한 만큼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잉여는 짐이 될 뿐이다.


그것이 필요한지 필요치 않은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곧 인간의 지혜이며 현명함이다.


그러니 자신에게 당장 필요치도


않은 정도의 돈과 재산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사람은 불필요하게


체력과 정신력을 낭비하는 셈이다.


그거야말로 '고생을 사서 하는 일' 아닐까"



<소노 아야코, 여기저기 안 아픈데 없지만 죽는 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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