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종종 노년을
'준비'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돈을 저축하고,
은퇴 생활을 할 곳을 정하고
취미를 만드는 것에 그칠 뿐이다.
그날이 와도 우리는
거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모든 환상들이 사라지고
생명의 열기가 식었다 하더라도,
계속 삶에 밀착하기 위해서는
차라리 노년에 대해 너무 생각하지 말고,
정당하고 참여적인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낫다.
<시몬 드 보부아르, 노년>
얼마 전 동종업계 모임이 있어
모임 장소가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이번 모임은 평소 만날 수 없는
두 분을 만날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여전히 현역에 몸담고 있는
60대 중반의 두 선배였거든요.
그럼에도 여전히 경쟁력을 잃지 않고
현역의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회 연령은 어쩔 수 없는지
다가오고 있는 앞날에 대해
어두운 회색빛 전망만 가득하더라고요.
얼굴빛도 한편으로 즐거우면서도
불안함이 역력했어요.
회사 있으면 눈치를 보느라
여간 불편하다고 하더라고요.
대화 도중, 두 선배에게
짓궂은 질문을 나왔습니다.
"언제까지 하실 건가요?
한 선배는 최대한 있을 때까지,
다른 선배는 올해까지 할 생각하고
있더군요.
이어서 또 물었어요.
"그다음에 할 것은 정해졌나요?"
두 선배 모두 답답한 표정으로
딱히 정해놓은 건 없다고 했습니다.
이를 듣다가 故 황현산 작가가
남긴 말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살면서 제일 황당한 것은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결혼하고 직업을 갖고
애를 낳아 키우면서도,
옛날 보았던 어른들처럼
내가 우람하지도 단단하지도 못하고
늘 허약할 뿐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늙어버렸다.
준비만 하다가.”
그저 열심히 살았을 뿐인데,
나이 든 모습만 덩그러니 남았다는
작가의 목소리가 구구절절 느껴집니다.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보지 못하고 말이죠.
40대 진입했을 때 저도 같은 이유로
하루하루가 재미없었습니다.
아무 문제 없이 살아왔을 뿐인데,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외형적으로 이루었다 했지만,
내면적으로 무언가 놓치고 있단 생각이
빈번하게 일어났으니까요.
2년 전 지금 다니는 회사에 입사하며
다짐한 각오가 있습니다.
"다니는 동안
너무 회사에 치중하지 않고,
재미있는 걸 찾도록 해야겠다고."
진작에
금융 투자도 그렇게 시작했고,
실험 중 하나인
독서와 글쓰기도 꾸준하게 하게 되었죠.
여전히 모험 중에 있지만,
누군가에게 응원받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고,
무언가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어야
불현듯 찾아오는 위기를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욕구(의식주)를 위해
외형적으로 열심히 사는 것과
내면 욕구를 채우기 위해
열심히 사는 것은 다릅니다.
외형적인 모습은
다른 사람의 눈높이라면,
내면적인 목표는
철저하게 내 만족의 눈높이이거든요.
돈이 많은 부자가 마냥 행복하지
않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외면만 중시했기 때문이죠.
조금이라도 할 수 있을 때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고 하려 합니다.
그것이 이유와 의미를 찾아갈 때
내 삶에 가까이 밀착시킬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