曉散拾栗
아무도 없기 망정. 사유와 관조의 새벽 강변 산책에 궁둥이 노출할 지경으로 엉기적 바지춤을 잡고 걸었다. 내 욕심을 탓해야 할까, 탐스럽게 윤기 나는 알밤을 탓해야 할까. 밤까 먹기 달인의 경지에 오른 조마담을 원망해야 할까. 曉散拾栗(효산습률-새벽 산책에 밤을 줍다) 라고 쓰면 조금은 운치가 있기나? (습률- 발음이 좋다.)
베짱이 쪼구려 앉아 담뱃불 붙이려다 개미를 들여다본다. 아무리 도력 높은 베짱이라도 이럴 때는 조금 겸손해지는 것이 옳다. 연휴에는 미루어 두었던 일들 중 몇 가지는 해치워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