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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천국 격양가를 부르고

by 도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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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태평소 소릴 듣다가 울컥. 이유를 몰라 시치미를 떼느라 막걸리만 비웠네…(아이들은 울면 산타 선물을 못 받지, 남자들은 울면 사람취급 못 받아. 평생 그렇게 살아왔어. 더군다나 늙은 남자놈이 울면 추해 마이 추해) ‘태평소 쇳소리 오늘은 참 좋네’ 하니 아내는 무신경하개 받아넘긴다. 어제는 다산정약용문화제 개막식에서 퓨전국악그룹이라는 젊은이들의 아카펠라로 태평가를 들었고, 오늘은 마재성지에서 태평소 소릴 듣네… 무엇 때문이었을까? 태평소 소릴 듣는 시간 동안 설명되지 못할 좋음을 느껴버렸네. 그래서 울컥했을까? 내 몰라라.... 이대로 잔뜩 마시고 집에 가거든 뜨신 방바닥에 등 대고 드러누워 부른 배 박자 두들기며 격양가 한 소절 불러 볼까나… 태평세상은 언제 오고 어느 세월에 대동이 될까. 그런 게 있기나 한 것이여? 성실히 책임 다해 그 저 한 생 살아온 범부의 삶에 이 무슨 큰 걱정을 얹어 놓는 세월이 되야뿟다냐. (20251019 일요일)


격양가 - 고복격양(鼓腹擊壤) 누워 부른 배 두들기고 발을 굴러 박자 맞춰 부르는 노래. 걱정 없이 평화롭고 풍요로운 태평성대를 상징한다. 중국 고대 요임금 시절 한 백발노인이 배를 두드리고 땅을 치며 흥겹게 노래한 데서 유래했고, 요임금이 노인의 노랫소릴 듣고 웃으며 지났다고... 이상적인 정치 아래 백성들이 아무 근심 없이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을 상징한다.


日出而作 日入而息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네 鑿井而飮 耕田而食 우물을 파서 물을 마시고 밭 갈아 끼니 하니 帝力於我何有哉 임금의 힘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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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라리, 쇄납 새납, 태평소 등으로 불리고 동팔랑은 놋쇠를 이용해 주로 만들며 동팔랑의 다른 이름은 벌렁이 ㅋㅋ


막걸리 부른배 퉁둥 두들기며, '일장춘몽속에 봄날은 간다~~~~!' 나이드신 고양이도 니~야옹!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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