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지나 춘분, 새벽부터 봄비.
<이옥을 읽는다〉를 읽다가. '삶의 구석구석을 건드리며 미로와 같은 길을 걸어 끝내 자기에게 이르려는 의지가 있어 자유롭다.'
어제는 멀리 있는, 오래된 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연락 탓이었던지 새벽 빗소리 탓이었는지 그렇게 잠이 깼고 잠자리 편안한 포인트를 찾고자 자반뒤집기 장시간. 고양이 녀석들 잠 깬 기척을 느꼈는지 기상나팔 불어댔고. 눈 비비며 펼쳐든 책에서 눈에 띄는 문장이 있어 옮겨 적었다. 경칩 지나 곧 춘분. 비 오지만 우울해지지 않으려 제법 힘쓰고 있다. 오늘은 딸 내외와 아들 녀석이 집에 온댄다. 자주 찾아와 주니 아내가 좋아하고, 알고 보니 나도 그러네. (오든 아니 오든 무심한 척 했지만)
오후 되면 비 그치렴. 집에 오는 자식들 번거롭다.
이옥을 읽으면 세트로 이덕무가 따라온다. 청장관(이덕무의 호)이 떠올라 해오라기(청장)를 그려보았다. 연암이 해오라기의 생태를 설명하던 참에 힌트를 얻어 새로운 호, 청장관을 지었다고 한다. 이옥을 다 읽으면 연암을 읽어야 한다는 일종의 쏠림. 그리고 그 재미.
느리게 읽지만 언젠가는 다 읽겠지.
시덥잖고 무의한 내 그림과 문장들, 언젠가는 이 짓도 끝나겠지. 나의 소요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