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팔아 얻는 자유, 다만 온전한 내 것이어야 할 것

by 모아키키 정세복
나를 팔아 얻는 자유, 다만 온전한 내 것이어야 할 것



세상에는 두 종류의 돈벌이가 있습니다. 타인이 설계한 시스템의 부품이 되어 시간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일과, 나만의 고유한 본질을 형상화하여 세상에 내놓고 그 가치를 인정받는 일입니다. 전자가 주는 안정감은 견고하지만, 그 안에서 개인은 종종 대체 가능한 숫자로 존재합니다. 반면 후자는 지독한 불확실성을 동반하지만, 비로소 나라는 사람이 세상과 직접 마주하는 감각을 선사합니다.



'내 것'을 판매한다는 것은 단순히 물건이나 서비스를 파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즉 나의 본질을 정제하여 타인에게 건네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만드는 행동'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생각과 철학이 머릿속에 가득해도, 그것을 타인이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형태로 빚어내지 않는다면 그것은 여전히 공상에 머물 뿐입니다.



자기만의 생산물을 가진 이들의 자유는 잔고의 크기와는 결이 다릅니다. 이들은 누군가의 지시나 허락 없이도 스스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생산 능력'에 기반한 자유를 누립니다. 시장의 평가가 박할 때도 있고 때로는 외면당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삶을 타인의 손에 온전히 맡겨두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그들의 등을 지탱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본질을 파는 일은 그만큼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타인의 시스템 속에서는 실패의 책임이 분산되지만, 내 것을 파는 현장에서는 오로지 나 자신이 그 결과와 대면해야 합니다. '내 것이 과연 팔릴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끊임없이 답하며, 무형의 생각을 유형의 결과물로 깎아내는 고단한 창작의 시간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그 시간은 고독하고 때로는 지루하며, 어떠한 확신도 주지 않습니다.



결국 진정한 자유는 돈을 많이 벌었을 때가 아니라, 내가 없어도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었거나 혹은 내가 무엇이든 새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을 때 찾아오는 듯합니다. 돈은 그 확신이 만들어낸 부산물일 뿐입니다. 내 것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언제든 멈출 수 있는 빌려온 자유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요즘은 남의 지도를 따라 걷기보다, 서툴더라도 나만의 길을 한 뼘씩 내보는 일에 집중하려 합니다. 당장의 수익보다 내 이름으로 남겨질 결과물들의 질감을 고민합니다. 아직은 만드는 과정이 고통스럽고 투박하지만, 내 본질이 담긴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는 이 감각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지금은 내 것을 만드는 행동 자체가 곧 자유라는 사실을 믿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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