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어두운 유치장. 경찰관들은 방금 막 잡아 온 한 노인을 보며 혀를 찼다.
빳빳한 정장 대신 허름한 옷차림을 한 이 미국인 노인은 대형 마트 바닥을 기어 다니며 줄자로 통로 너비를 재고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를 정신이 이상한 노인이거나, 매장 구조를 파악해 범죄를 모의하는 위험한 스파이로 판단했다.
그 노인의 정체는 당시 이미 세계적인 부호 반열에 올랐던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Sam Walton)이었다.
억만장자가 남의 나라 매장 바닥을 기어 다니다 체포되었다는 소식은 비즈니스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정작 유치장에서 풀려난 월튼은 태연했다.
그는 그저 브라질 리테일러들이 자신은 모르는 어떤 효율적인 매장 배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이 사건은 샘 월튼이라는 인물이 가진 ‘학습에 대한 광기’를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일화로 남았다.
샘 월튼의 스파이 작전은 치밀하고 집요했다. 그는 비행기를 직접 조종해 미국 전역을 돌며 경쟁사 매장들을 급습했다. 그의 손에는 항상 두 가지 ‘무기’가 들려 있었다. 바로 노란 법률 패드(Yellow Legal Pad)와 휴대용 녹음기였다.
그는 경쟁사 매장에 들어가 쇼핑객인 척하며 녹음기에 중얼거렸다.
"A 상품 가격 1.2달러, 진열 방식은 3단, 조명 밝기는 밝음..."
한 번은 경쟁사 K마트에서 녹음기로 정보를 수집하다 보안 요원에게 적발되어 기기를 압수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며칠 후 매장 소유주에게 연락해 "녹음기에 개인적인 메모도 들어있으니 돌려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그의 집요함에 질린 소유주는 테이프를 통째로 돌려주었고, 월튼은 그 안에 담긴 경쟁사의 데이터를 고스란히 되찾아 분석에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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