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블레이클리와 스팽스의 책임 경영

새라 블레이클리의 인질극: 백화점 화장실로 바이어를 끌고 간 여자

by 모아키키 정세복

1998년 플로리다, 27세의 새라 블레이클리는 매일같이 팩스기를 들고 가가호호 방문하는 판매원이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습한 날씨에도 보수적인 복장 규정 때문에 팬티스타킹을 신어야 했던 그는 발가락 부분이 뚫린 샌들을 신을 때마다 드러나는 흉측한 봉제선을 혐오했다.


어느 날 저녁, 파티에 가기 위해 흰색 바지를 입으려던 그는 매끄러운 뒷모습을 위해 스타킹의 발 부분을 가위로 잘라버린다.


이것이 억만장자 신화의 시작, '풋리스(Footless) 보정 속옷'의 탄생이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그는 패션에 대해 무지했고, 주머니에는 단돈 5,000달러가 전부였다. 그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일기장에 이렇게 적는다.


"나는 지금 잘못된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수백만 명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그날 이후 그는 낮에는 팩스기를 팔고, 밤에는 조지아 공대 도서관에서 특허법을 독학하며 자신만의 '영화'를 다시 쓰기 시작한다.






화장실 인질극: 10분의 도박



2000년, 새라는 무작정 댈러스의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백화점 본사로 전화를 걸어 10분의 면담 기회를 얻어낸다.


그는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낡은 빨간색 백팩에 샘플을 넣고 바이어 앞에 섰다. 하지만 5분도 지나지 않아 바이어의 눈빛에서 지루함이 읽혔다. 팩스기 영업 7년의 직감이 경고음을 울렸다. 이대로라면 거절이다.


그 순간 새라는 비즈니스 예절을 집어던졌다.

"잠깐 저와 화장실에 같이 가주실 수 있나요?"


당황한 바이어를 끌고 간 곳은 폐쇄된 화장실 칸막이 안이었다. 새라는 직접 자신의 흰색 바지를 입고, 스팽스를 착용하기 전과 후의 뒷모습을 직접 확인시켰다.


좁은 화장실에서 벌어진 이 '생생한 시연'은 바이어의 마음을 단숨에 꿰뚫었다.

바이어는 그 자리에서 7개 매장의 입점을 승인했다.

세간에서 '화장실 인질극'이라 부르는 이 사건은, 사실 제품의 실체에 대한 새라의 압도적인 자신감이 빚어낸 도발적 승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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