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출장
몇 주전에 유럽 법인에서 이메일이 왔다.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워크숍을 연다는 내용이었다. 딱 하루간 진행하는 짧은 워크숍이었다. 마침, 워크숍이 금요일이기도 하고 업무에 지장이 거의 없을 걸로 판단되어 매니저에게 참여하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다. 한 10일이 걸렸을까? 외근을 하던 날, 퇴근 시간에 맞춰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내부 승인이 났다는 얘기였다. 나는 너무 기쁘다는 말을 연달아했던 거 같다. 이 회사에 입사한지 이제 막 1년이 된 새내기이지만 정말 감사하게도 이번 해외 출장은 벌써 3번째다. 베를린이 아닌 프랑크푸르트였지만, 나는 독일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기에 신이 나 있었다.
원래 회사의 계획은 워크숍이 진행되는 이른 아침에 비행기를 타서 당일 저녁에 돌아오는 것이었다. 나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와 그에 따른 비용과 효율성을 생각해보았다. 당일에 출발해서 돌아오는 거나 그 전날에 출발해서 워크숍이 끝나는 날에 돌아오는 거랑 별반 다르지 않다고 결론이 내려졌다. 나는 재경팀에게 제안을 했고 감사하게도 제경팀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신이 난 나머지 나는 독일 유럽 법인에 있는 친한 동료 두 명에게 메일을 보냈고 입국하는 날 (18일)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런던 패딩튼 역 | Paddington Station
오후 3시 반 비행기라 12시 경에 퇴근했다. 사무실에서 패딩튼까지는 지하철로 한 번에 간다. 딱히 혼자만의 시간도 여유도 없을 거 같아서 짐을 최소한으로 가져갔다, 백팩과 롱샴.
내가 느낀 런던은 참 표지판이 잘 돼 있다. 낯선 환승역에 가더라도 유용한 표지판들 덕분에 길 잃을 일은 한 번도 없었다. 다른 나라를 가면 표지판이 제 구실을 잘 못하는 듯하다. 표지판을 잘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길을 물어보는 일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환승역에 가면 더 심하다. 다른 나라들은 표지판이 드문드문 있는데다 그나마도 구조물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게 많다. 노선 색깔도 통일돼 있지 않아 자칫 길을 잃기 쉽다.
히드로 익스프레스 티켓은 온라인에서 쉽게 예매할 수 있다. 미리 예매할수록 가격은 더 저렴하다. 즉, 14일 전에 싱글 티켓 예매할 시에는 £16.50 (평일), 30일 전에 싱글 티켓 예매할 시에는 £14.30이다. 온라인으로 즉시 예매하면 £22 (single), £36 (return)이다. 하지만 위 사진처럼 직원에게 티켓을 구매할 시에는 싱글 £27, 리턴 £41이다. 결론은, 미리 예매하자 :)
히드로 익스프레스 내부
히드로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면 런던 패딩튼에서 히드로 공항 터미널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고작 15분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행 가방도 많지 않다면 런던 지하철을 추천한다. Piccadilly line을 타면 교통카드 사용시 £1.50 밖에 들지 않지만 대략 50분+ 소요된다. 이번 기회에 히드로 익스프레스를 이용할 수 있었던 걸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시간에 쫓기는걸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일찍 출발하면 되는 걸로 생각해 별로 메리트가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런던에 살지 않는 나는, 런던까지 가는 교통비를 생각했을 때 택시보다 더 비싸게 먹히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