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작가가 되고 싶지 않았어>
*모든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이번에는 스스로 부끄러운 이야기를 담아내본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자극적인 것만 쫓고 있었다.
'너는 이게 방송이 된다고 생각해? 더 자극적이어야지! 뭐라도 더 얘기하게 해!'
재미있는 내용도 억지스럽고 더 재미있게, 마음 아픈 내용도 누군가의 마음을 후벼 팔 정도가 아니면 쓴소리를 들었다. (시청률을 위해서는 자극적인 요소가 필요하긴 했지만, 어떤 내용이든 당사자가 밝히고 싶지 않아 하는 내용까지 어르고 달래며 꺼내야 했기에 나는 인터뷰를 하는 게 즐겁지 않았다.)
하루는 인터뷰를 하던 중, '그래서? 이게 뭐 어떻다는 거야? 하나도 안 자극적인데?'라는 생각을 하는 나를 보고 스스로 환멸을 느꼈고 흔히 말하는 '방송국 놈들'의 표본이 되는 것 같았다. 인터뷰 도중 시작된 생각은 결국 밤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동이 틀 무렵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나는 이런 작가가 되고 싶지 않았어.' (지금도 어디선가 각자의 사정으로 원하지 않는 '방송국 놈들'이 되고 있을 막내작가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저런 어른은 되지 말아야겠다'에 '저런 어른'이 된 기분에 잠식되었고 결국 나는 일주일간을 더 고민해 퇴사를 결심했다.
내가 막내 생활을 할 때에는 끝없는 호출로 인해 촬영장에서 바닥에 엉덩이 한 번 붙이는 것도 불가능했었는데, 나는 몸이 힘든 것보다 심적으로 힘든 걸 견디기 힘들어하는 타입인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어서 퇴사를 결정한 것에는 지금까지 후회가 없다. (나는 그 당시에도 내 스스로 나약한 인간임을 잘 인지하고 있었다.)
그렇게 당차게 퇴사를 한 기억을 되돌아보며 지금의 내가 이전에 꿈꾸던 작가가 되었는지 고민해 보았는데, 그건 또 아니다. 나는 그냥 여전히 즐거운 게 좋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한 바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