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 낀 방송작가 - 일본 오사카 편 (1)

<일본 입국 심사가 3시간이요...?>

by Moana

이상하게도 나는 일상이 전부 개그스럽거나 이상해지는 경우가 있다.

여행도 마찬가지이다 어디를 가던 항상 직업병이 올라오거나 소재(?)가 탄생하는데, 지금부터 하나하나 풀어보려고 한다.



방송작가는 프리랜서지만, 프리하지 않다.

선배들의 카톡은 5분 안에 봐야 하고, 노트북과 떨어지면 심리적 불안감이 오며 예고 없이 주어지는 업무에 쉬는 날과 밤낮은 물론 휴가가 따로 없다. (이것도 역시나 개인적인 경험이다.)


그래서 원래 여행을 계획했던 때에 가지 못했고, 예상보다 한 달가량 이르게 갑자기 가게 되었다.


출발 전날 밤에 예매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에 짐을 싸고 공항으로 향했다.

일본에 도착할 때까지는 순탄했다.


하지만, 입국 심사장에 들어서자 수많은 인파가 보였고 K - 빨리빨리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이 정도면 한 시간쯤 걸리려나...?'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줄은 줄지 않았고, 에어컨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공간에서 3시간을 갇혀있었다.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기도 전에 모든 기력을 소진한 채 짐을 찾는 곳으로 나왔다.


그런데 멀리서도 레일이 멈춰있는 것이 아닌가?!

어리둥절한 상태로 가까이 다가가는데 직원분 세분이 내 캐리어 앞에 서계셨다.

알고 보니 가장 업무 처리를 늦게 하시는 분 앞에 서는 바람에 내가 그 비행기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입국심사를 통과했던 것이었다! (여행 시작부터 액땜을 제대로 한 것이다.)

나를 보고는 내 이름을 말하며 '000상?'이라고 물었고 난 감사인사를 건네며 캐리어를 건네받았다.


역에 들어간 후에 의자에 멍하니 앉아있는데,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있음에도 어떤 일본인 할머니께서 나에게 난바로 가는 게 이 열차가 맞냐고 일본어로 물어보는 게 아닌가?

당황했지만 맞다고 이야기를 한 후 지하철에 탔다.


풍경 구경을 하는 것을 좋아해 창문 밖을 구경하며 가다가 한 역에서 멈췄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마이클잭슨 같은 모자를 쓰고 다나카상 같은 머리를 한 분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너무 당황해서 눈을 피하고 모른 척했는데, 바로 내 옆에 와서 앉으셨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지하철 안 자리는 텅텅 비어있었다는 것이다.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핸드폰만 보며 필사적으로 모르는 척을 했다.

(하지만 엄청나게 독한 향수냄새로 인해 시선만 피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이게 호텔에 도착도 하기 전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