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순례길로 채워진 2024년

손미나 - 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거야.

by 빛송이

먼 훗날의 꿈이라고 생각하던 것들이 눈 앞에서 실현되는 한해 였어요.


그리고 그 순간들은 이 책을 읽었던 2023년 여름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처음 읽은 그 순간에는 엄청난 감동이나, 대단한 철학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저 담담하고 평범하게 그 길을 걷는 순간을 언젠가 마주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죠. 오히려 그런 책이었기 때문에 평범한 제게도 이런 시간을 선물해주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게 선물처럼 제게 온 카미노였습니다.


무언가 인생의 답을 알려줄 것만 같이 신비롭게 그려지던 그 길을 직접 걷게 되니, 처음에는 정말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게 한 프랑스 친구가 이렇게 말했죠. “카미노는 정답을 알려주지 않아, 대신 용기를 주지” 어차피 정답은 내 안에 있고, 카미노는 ‘선택을 위한 용기’를 가져다 줄 거라는 말이에요.


역시나 그렇게 길을 걷다 보니, 책의 제목과 달리 ‘그 길 끝’에서 어떤 대단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지는 않더군요. 40여일간의 순례길 끝에 도착한 산티아고는 생각보다 평범했어요. 그 순간, 카미노를 걷는 내내 행복이 제 곁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애타게 찾는 마음을 가득 안고 떠돌던 때에 불현듯 다시 떠오른 이 책, 제게 멋진 한 해를 만들어주어 고마움 뿐이네요. 이제 앞으로 나아가 볼 저의 시간들 속에서도 카미노에서의 기억은 내내 큰 용기가 되어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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