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 답이 내일의 단단함이 된다.
아침바다 던지는 네 개의 질문은
때로는 선명히 돌아오고,
때로는 빈칸으로 남는다.
예전의 나는 그 빈칸이 부끄러웠다.
꾸준하지 못한 흔적처럼 느껴져
스스로를 탓하곤 했다.
지금은 안다.
흔들린 답도, 비워둔 자리도
오늘을 살아낸 기록이라는 것을.
나는 한 동안 흔들림을 숨겼다.
남들 앞에서는 정리된 답만 내놓으려 했다.
그러나 마음은 본래 흔들린다.
날씨처럼 변덕스럽고,
계절처럼 흩어졌다가 다시 모인다.
흔들림을 부정할수록
나는 더 쉽게 무너졌다.
인정한 뒤에야 비로소 편안해졌다.
아무것도 쓰지 못한 날,
텅 빈 종이를 보며 자책했다.
'나는 왜 꾸준하지 못할까.'
스스로를 몰아세웠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빈칸조차 기록이다.
쉬어야 했던 날,
감정이 벅차 차마 적지 못한 날이었다.
빈칸은 실패가 아니다.
그날의 나를 보여주는 목소리다.
흔들리며 쓴 글은
어설프고 서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읽으면 그 속에 그날의 진심이 남아 있다.
다듬어진 문장보다
삐뚤빼뚤한 글씨가
나의 흔적을 더 선명히 말해준다.
흔들린 글이 쌓여
나는 조금씩 단단해졌다.
나는 오늘도 답을 쓴다.
흔들리면서도, 멈추면서도
다시 펜을 든다.
오늘의 흔들림은 내일의 단단함이 되고,
오늘의 빈칸은 내일의 문장을 부른다.
오늘도 나는 내 하루를 내 손으로 짓는다.
흔들림 속에서.
그렇게,
하루가 단단해지고,
삶이 나다워진다.
매주 금요일,「다시, 나로 쓰는 글들」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