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흔들린 답이 삶을 단단하게 한다.

흔들린 답이 내일의 단단함이 된다.

by MOA티케

아침바다 던지는 네 개의 질문은

때로는 선명히 돌아오고,

때로는 빈칸으로 남는다.


예전의 나는 그 빈칸이 부끄러웠다.

꾸준하지 못한 흔적처럼 느껴져

스스로를 탓하곤 했다.


지금은 안다.

흔들린 답도, 비워둔 자리도

오늘을 살아낸 기록이라는 것을.


나는 한 동안 흔들림을 숨겼다.

남들 앞에서는 정리된 답만 내놓으려 했다.


그러나 마음은 본래 흔들린다.

날씨처럼 변덕스럽고,

계절처럼 흩어졌다가 다시 모인다.


흔들림을 부정할수록

나는 더 쉽게 무너졌다.


인정한 뒤에야 비로소 편안해졌다.


아무것도 쓰지 못한 날,

텅 빈 종이를 보며 자책했다.

'나는 왜 꾸준하지 못할까.'

스스로를 몰아세웠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빈칸조차 기록이다.

쉬어야 했던 날,

감정이 벅차 차마 적지 못한 날이었다.


빈칸은 실패가 아니다.

그날의 나를 보여주는 목소리다.


흔들리며 쓴 글은

어설프고 서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읽으면 그 속에 그날의 진심이 남아 있다.


다듬어진 문장보다

삐뚤빼뚤한 글씨가

나의 흔적을 더 선명히 말해준다.


흔들린 글이 쌓여

나는 조금씩 단단해졌다.


나는 오늘도 답을 쓴다.

흔들리면서도, 멈추면서도

다시 펜을 든다.


오늘의 흔들림은 내일의 단단함이 되고,

오늘의 빈칸은 내일의 문장을 부른다.


오늘도 나는 내 하루를 내 손으로 짓는다.

흔들림 속에서.


그렇게,

하루가 단단해지고,

삶이 나다워진다.



매주 금요일,「다시, 나로 쓰는 글들」을 연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10. 하루는 답을 쓰는 연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