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마음을 다시 펜 앞에 세운 작은 손의 선물
오늘 나는
또 생각의 늪을 걷고 있었어요.
노트 위로 쏟아지는 단어들은 무겁고,
머릿속은 끝없이 나를 다그치며
조용히 소용돌이를 이루었어요.
그때,
방 한켠에서
작은 발소리가 들려왔어요.
첫째 아이가
손에 쥔 무언가를 내밀며 말해요.
"엄마, 내가 알약을 세 개 만들었어.
이건 용기, 이건 자신감,
이건 춤추는 알약이야.
그리고 이건
엄마에게 주는 용기 알약이야!"
3D펜으로 빚어낸,
작은 분홍빛 알약.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처방전이었어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고
눈가에는 뜨거운 것이 맺혔어요.
지금의 감정을
생각노트에 담아내려
노트를 펼쳤어요.
그 속엔,
지난 시간에 필사해 두었던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글쓰기에는 어떠한 것도 운 좋게 찾아오지 않는다.
글쓰기는 어떠한 속임수도 허용되지 않는다.
모든 문장은 기나긴 수련의 결과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아이의 한마디와
소로의 문장이
내 마음속에서 맞닿았어요.
글쓰기도, 삶도,
누군가 손에 쥐어 주는
용기 한 알이 필요하다는 걸.
그것이 나를 다시
펜 앞에 앉히고,
생각의 늪에서
한 걸음 내딛게 한다는 것.
오늘 나는
아이의 알약과 소로의 문장으로
또 하루를 살아가요.
그리고 이렇게
한 문장을 더 써 봐요.
지금, 당신도
마음속 용기 알약을 삼켜 보세요.
글은 속임수가 아닙니다.
글도 삶도,
당신 안의 용기에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