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름돈도 안 준다굽쇼?
사우디에도 대형 마트가 있습니다. 외국계 마트는 프랑스의 카르푸(Carefour)가 있고요, 현지 브랜드로 루루(Lulu), 타미미(Tamimi), 다뉴브(Danuve), 판다(Panda) 이렇게 네 개가 있습니다.
브랜드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른지 특징이 있습니다. 제 기준으로 과일 야채는 타미미, 공산품 잡화는 다뉴브, 생선 고기류는 판다를 자주 갔네요. 루루는 인도 파키스탄 사람들이 많이 가는데 언제나 사람으로 북적여서 잘 안 갔습니다.
사우디에서 살아야 한다는 걸 처음 알게 됐을 때 든 생각은 식재료와 생필품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지 물가도 알아보고 했는데 제조업이 없는 나라다 보니 대개 수입이라서 우리나라보다 비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기 전에 '현지에서 안 팔 것 같은 물품'을 이것저것 많이 쟁여갔죠. 이때 혼자서 상상력을 발휘하지 말고 검색을 했어야 했는데요. 쟁여간 물건 대부분을 현지에서 더 싸게 팔고 있지 뭡니까.
특별한 수입품, 특히 레고 같은 수입 라이선스 장난감은 우리나라보다 2~3배 정도 비쌉니다만 샴푸 치약 같은 생필품은 종류도 많고 가격도 오히려 더 쌉니다.
한국 가공식품도 많이 있습니다. 부동의 인기 1위는 불닭볶음면이에요. 색상별로 맛별로 다 있더라고요. 규모가 큰 마트에 가면 한국 가공식품을 따로 마련한 곳도 있습니다.
그 밖에도 먹을 거 다 팝니다. 소시지도 팔아요. 종류가 엄청납니다. 물론 돼지고기는 1g도 안 들어간 가짜 소시지지만요.
돼지고기 없는 건 가짜죠. 우리나라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돼지 함량이 70%대인 건 1+1이라도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90% 밑이면 맛이 달라요. 밑장을 빼면 소리가 다르듯이. 하물며 0%라니.
먹을 것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싸지만 야채나 과일 같은 신선식품은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야채 코너 한쪽에 수입품을 모아서 파는 데가 있는데 거기 있는 건 무지 비쌉니다. 양상추 한 포기에 40 리얄(1만 5천 원)이에요. 그 건너편 매대에서 사우디 국산 양상추 한 포기에 4 리얄(1500원)인데 말이죠.
한국 배추도 비쌉니다. 배추를 미국에서는 나파 캐비지라고 하더니만 사우디에서는 차이니즈 캐비지라고 합니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죠. 그렇게 팔겠다는데야. 중짜 배추를 절반으로 자른 반 포기에 40~50 리얄(약 1만 7천 원) 정도 합니다. 그것도 있는 데만 있어서 입고되는 마트를 찾아다녀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