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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감히 사우디에서 운전을 한다고?

네 할 수 있습니다

사우디에서 여성은 운전을 못 한다고 알려져 있죠. 오랫동안 실제로 그랬습니다. 여성은 운전을 할 수 없었죠. 2018년부터 허용됐으니까 지금은 '무사고 5년' 경력의 여성운전자도 나왔겠네요.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사우디에서는 법으로 여성의 운전을 금지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여성의 운전이 불법이었던 건 아니에요. 그렇다면 왜 운전을 못하고 살았냐면...

평범한 리야드 도로

여성한테는 운전면허를 발급해주지 않는 겁니다! 두둥!


면허가 없는 사람은 운전을 할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여성은 운전을 못하게 되는 메커니즘이죠. 여성에게 운전면허를 발급해주지 않는 것에 어떤 법적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냥 안 해준 겁니다. 


그래서 여성도 운전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정책이 결정됐을 때, 무슨 특별한  절차 없이 바로 발급이 됐죠. 아, 물론 여성이 운전면허를 따려면 당연히 남성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아빠나 남편이요.

담맘으로 가는 길. 의미 없는 사진

여성이라고 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도로에서 여성 운전자를 만나면 조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여성은  일단 운전 경력 자체가 짧고요, 제가 있던 2021년에는 모든 여성운전자가 3년 미만의 초보운전이었으니까요.


리야드는 길이 이상하게 돼있는 곳이 많습니다. 내비게이션으로 분명히 있는 길인데 직진이 사라지고 좌우회전 중에 선택해야 하든가, 분명히 중앙선을 넘었는데 계속 같은 방향이라든가 말이죠.

이 주행 영상에서 이상한 점을 찾아보시죠

그리고 이것도 사우디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인데, 여성은 운전을 할 때도 아바야를 입어야 합니다. 아바야는 사우디 여성 전통복인데요, 이마와 얼굴을 별도로 가리고 머리에 뭘 써서 최종적으로 눈만 내놓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가리는 겁니다. 


이걸 하고 있으면 눈의 시야도 굉장히 제한되고 귀가 덮여있어서 잘 들리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도로 상황을 파악해야 하는 운전자로서는 굉장히 악조건이죠.

고급유 리터당 600원. 저렴하네요

그래서 그렇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로터리에서 후진을 한다든가 (2초만 더 주행하면 방금 놓친 출구가 다시 나옴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는 차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방어 운전을 하는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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