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박사 꿈을 버리고 석사 졸업하자마자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2000년 1월 10일 취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시점에 현재는 절판된 (2005년 당시 출판사 대표님이 도박으로 문제가 생겨서 그해 말 폐업했다나....) 『당신이기에 함께 하고 싶다 (출판사 호제당)』를 출간한 지 20년이 흘러갑니다.
저는 입사 4년 차 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습니다. 입사 첫 근무부서였던 곳은 (지금도 그렇지만) 회사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내었고, 성과급도 가장 많이 받았던 부서였습니다. 그런데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었던 2002년 6월, 신설부서로 이동해서 맨바닥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부서장은 심장이 좋지 않아 사무실에 있는 둥 마는 둥 했기에 그분을 엄청 원망했었습니다 (실은 제가 그분을 강력히 추천해서 부서장이 되었죠). 하지만 저를 정말 힘들게 했던 것은 부서의 모든 동료들이 신규 채용되어 입사하였기에 실무적인 모든 것을 가르치고, 성과 책임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도 거의 홀로 져야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한 원망과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시간 날 때마다 메모하여 2005년에 책을 내었던 겁니다. 이제 저는 직장인 24년 차입니다. ‘보기 좋은 것들’은 별로 기억나지 않고, ‘생각하기도 싫은 것들’이 계속 뇌리에 남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20년 전 때와 MZ세대들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도 그리 달라진 것이 없다는겁니다. 어쩌면 지금도 선후배들의 직장생활 태도는 거의 동일하게 느껴집니다. 피쳐폰이 스마트폰으로 대체되었고, PC와 인터넷망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전기차와 전자담배, 그리고 챗GPT나 미드저니(Midjourney) 등과 같은 생성형 AI가 등장한 것을 제외하면 직장인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해 보입니다.
저는 업무와 조직몰입도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자부해 왔습니다. 신입사원들이 오면 몇 년째 업(業)의 전문가로서 퇴사할 때까지 진정한 직업인(職業人)으로 살아야 할 내용을 2시간 동안 강의한 이후에 2005년의 책을 주곤 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내용을 업데이트 해야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고, 이를 실천에 옮겨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BrunchStory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COVID-19와 '혼자만의 삶'이 편하다고 느끼는 젊은세대들로 구성된 현 세상에서 회식은 거의 사라지고, 주 52시간 근무로 인해 야근이나 주말근무 명령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현시대에 '당신은 누구와 직장생활을 같이 하고 싶은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다만, 앞으로 저의 글을 읽게 될 분들이 ‘혹시 나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라고 오해할 상황에 대해 다소 우려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오해 또한 본인의 잘못된 언행과 사고방식을 좋은 쪽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면 제가 의도하는 방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을 총 3부로 구성되는데요, 첫 번째 당신인 "신입사원", 두 번째 당신인 "직장 동료",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당신인 "부서 상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