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꼴통 : 직장 상사
서비스의 전설로 회자되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사내 파티에서는 사장 스스로 여장(女裝)을 하고 나타나곤 했다.
이와 같은 철면피가 상사에게 필요할 때가 종종 있다.
과거 어느 일간지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모 회사의 창립 행사 파티 때 사장이 록밴드 가수 차림으로 멋진 공연을 했다는 내용이다.
‘그것이 뭐가 대수냐?’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댓글이 등장했다.
하지만 근엄한 복장과 말투로 대변되는 최고경영자가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수 백 명의 직원 앞에서 전자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해 보라.
대단하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당신들이라면 할 수 있겠는가?
회식이나 연회를 할 때 리더가 솔선해서 여흥을 돋울 필요가 있다.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너희들 오늘은 확실히 놀아라.”라고 아무리 말해도 상사 자신이 딱딱하게 군다면 부하직원들은 편하게 놀 수가 없다.
사장이 여장을 하고 파티에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말이다.
‘이런 짓을 한다면 부하직원에게 놀림당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상사는 그러한 행동을 할 수가 없다.
그 회사가 외국계 기업이라서 파티에 여장을 하고 나와도 용서가 되기 때문이 아니라, 부하직원에게 존경받고 있다는 자신감이 상사에게 있기 때문에 바보 같은 짓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영리하고 합리적인 상사일수록 실제로는 부하직원으로부터 별로 존경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
바보짓을 할 수 없는 상사는 “회식을 열어 즐겁게 놀자.”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단지 출석만 하는 입장이 된다.
스스로 회식자리의 분위기를 띄우려고 하는 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부하직원의 격려 차원에서 마련된 회식자리 혹은 파티임에도 불구하고, 부하직원이 상사를 위해 분위기를 띄우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즉, 상사를 위한 접대가 되는 것이다.
법인카드나 회식비를 상사가 가지고 있으면 더욱 그렇다.
가끔은 상사가 부하직원 앞에서 바보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부서원들을 위해 바보가 될 자신이 없으면 1차 자리가 끝난 후 바로 아래의 직원에게 자신의 신용카드를 주면서 “재미있게 더 놀다가 2차 때 이 카드를 쓰라.”라고 해라.
노래 부르는 사장보다 더 멋진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